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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vs한화’ 깊어진 감정골, 시발점은?


입력 2016.02.23 08:56 수정 2016.02.23 12:05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FA 계약 2년 남은 한상훈 보류명단서 제외

육성 선수 전환하는 과정 둘러싸고 갈등

한상훈과 한화는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 연합뉴스 한상훈과 한화는 사실상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 연합뉴스

한상훈(36)의 거취가 2016시즌을 앞둔 한화 이글스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한상훈은 최근 한화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한상훈은 지난 2003년 프로 진출 이후 줄곧 한화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해 말 한상훈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육성선수를 통한 재영입 계약을 제시했지만 선수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FA 계약이다. 한상훈은 2013시즌이 끝난 뒤 4년간 총 13억 원에 FA계약을 했다. 아직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았고, 잔여 연봉은 4억 원이나 된다. 한상훈은 "구단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잔여 연봉문제를 잘 해결하고 다른 팀에서 새롭게 도전하고 싶다"는 입장이다.

이 부분에 대해 양측의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한상훈 측은 당초 야구만 계속할 수 있다면 육성선수 전환 제의도 받아들일 의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잔여 연봉 처리 문제에서 접근 방식이 어긋났다.

이미 감정의 골은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한상훈은 한화의 프랜차이즈 선수다. 공격력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수비 전문 선수로 오랜 시간 팀에 기여해왔다. 전통적으로 프랜차이즈를 우대하는 분위기가 강했던 한화가 아직 FA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선수와 이렇게까지 갈등을 빚는 상황도 좀처럼 보기 드물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육성선수 제도를 악용하는 일부 구단의 관행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치열한 프로야구 엔트리 경쟁에서 밀려난 음지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이 본래의 취지였지만, 최근에는 FA 보상선수 지명을 회피하거나 야구판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꼼수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늘고 있다.

어쨌든 선수는 초특급 스타가 아닌 이상 구단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한상훈과는 상황이 다르지만 2010년 당시 구단의 반대를 무릅쓰고 FA를 선언했다가 미운털이 박혀 사실상 은퇴수순을 밟게 된 이도형 같은 사례도 있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FA 영입과 보상선수 지명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의 육성선수 전환을 둘러싸고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각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올 시즌 야심찬 전력보강을 바탕으로 변화를 꿈꾸던 한화가 한상훈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구단 이미지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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