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K7, 외모만큼 출중한 달리기 실력

박영국 기자

입력 2016.02.02 18:49  수정 2016.02.02 18:55

<시승기>안락한 승차감, 부드러운 가속감…변화 적은 주행모드 아쉬움

올 뉴 K7 주행장면.ⓒ기아자동차

2009년 11월 기아차 ‘K 시리즈’의 첫 모델로 등장했던 K7이 6년여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음각 타입의 신개념 라디에이터 그릴과 ‘Z’ 형상의 램프 이미지 등 ‘파격’과 ‘품격’을 모두 살린 디자인은 사전계약 시작 3주 만에 계약서 1만장을 받아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외모에 대한 평가는 충분히 이뤄졌으니 이제는 실력을 볼 차례다. 2일 기아차가 마련한 미디어 시승회에서 올 뉴 K7을 몰아봤다. 시승 모델은 3.3 가솔린 최상위 트림인 노블레스 스페셜, 시승 코스는 서울 광장동 W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강원도 춘천 라데나CC까지 왕복 약 160km 구간이었다.

3342cc의 실린더 용량을 가진 고배기량 모델인 관계로 연비보다는 달리기 실력에 중점을 두고 주행했다.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와 시내구간을 주행할 때는 조용하고 안락한 승차감이 만족스럽다. 아무리 준대형 차종의 타깃층이 젊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급차로 분류되는 세그먼트에서 퍼포먼스에 중점을 두겠다고 승차감을 도외시하는 만용을 저지르지 않은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

서울춘천고속도로로 진입해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바아아앙’ 하는 부드러운 배기음과 함께 차가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헤드레스트에 머리가 파묻힐 정도로 쏜살같이 치고 나가는 맛은 없지만 가속 반응이 답답할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 기어 단수가 올라갈수록 8단 자동변속기의 부드러운 변속감이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에게 만족을 준다.

차량이 뜸한 구간에서 계속 속도를 높이니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숫자가 순식간에 시속 200km를 가리켰다. 이 정도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는 안정을 유지했다. 묵직하고 탄탄한 느낌이 믿음직스럽다.

운전자를 돕는(혹은 번거롭게 하는) 각종 기능들도 다수 장착됐다. 추월을 위해 차선을 옮겨 다니니 후측방 경보 시스템과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이 쉴 새 없이 삑삑거린다(정 번거롭다면 기능을 해제해도 된다).

차전을 옮기다 뒤쪽에서 고속으로 접근하는 차량과 충돌이 우려될 경우 차량 스스로 반대 방향의 휠을 미세 제동해 사고를 예방해주는 ‘후측방 충돌회피 지원 시스템(Smart BSD)’과 선행 차량 및 보행자와의 충돌이 예상되면 자동으로 차량을 제동시키는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AEB)’도 장착됐다고 한다. 물론 작동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충돌 상황을 연출할 만큼 간이 크진 못했다.

속도위반 구간단속 지역과 같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할 경우에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유용하다. 차량 속도 및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기능으로, 일반 크루즈 컨트롤과 같이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거나 앞에 다른 차량이 끼어들 경우 차량의 속도를 줄여 차간 거리를 유지시켜준다.

이는 제네시스 EQ900에도 장착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에서 스티어링 휠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능만 빠진 수준이다.

이 기능을 장착하기 위해 음각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의 멋을 반감시키는 이질적인 레이더 판의 존재를 감수해야 했다.

주행 모드는 에코, 스마트, 컴포트, 스포츠 등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시승 구간의 대부분을 스포츠 모드로 달리다 중간에 에코와 컴포트 모델로 전환해봤는데, 각 모드별 주행감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에코 모드로 전환해도 크게 답답한 느낌은 없으며, 그만큼 연비가 절감되는 느낌도 없다.

기왕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을 장착할 것이라면 모드별 특성을 좀 더 확연하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연비는 8.2km/ℓ가 나왔다. 애초에 연비를 염두에 두지 않은, 급가속이 자주 있었던 주행이었으니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승 모델인 3.3 가솔린 노블레스 스페셜의 가격은 3920만원, 이보다 옵션을 좀 덜어낸 노블레스는 3490만원이다. 배기량이 낮은 2.4 가솔린 모델과 2.2 디젤 모델은 프레스티지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며 가격은 각각 3090만원, 3370만원이다. 내비게이션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80만원을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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