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스파뇰전 6-0 대승 등 막강 화력쇼를 펼치고 있는 레알은 그토록 바라던 공격축구와 침체됐던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며 반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최근 홈에서 치른 3경기에서만 무려 16골을 쏟아낸 레알은 무승부를 거둔 베티스전(1-1)을 제외하면 경기 내용과 운영면에서 모두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다. 국왕컵 탈락은 아쉽지만 대신 그로 인해 일정이 매우 수월해졌고, 사령탑 교체 여파에도 널널한 일정 속에 빠르게 새로운 체질을 이식해 본 궤도를 찾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180도 달라진 모습의 ‘지단 마드리드’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선수단과의 원활한 소통
지단 감독이 부임 직후 우선시한 것은 긍정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이다. 전임 베니테스 체제에서는 일부 선수들의 잡음과 불화 여파로 어수선했고, 이것이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끼쳐 결국 레알의 발목을 잡았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자 지단 감독은 선수들 개개인과의 많은 대화와 소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개인 면담을 통해 조언과 칭찬 등을 아끼지 않으며 감독-선수 상호 신뢰를 통해 선수단 전체 분위기 상승의 효과를 일으킬 수 있었다.
또 지단 감독은 ‘즐거운 축구’를 강조했다.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서로 협력하고 최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길 원했고, 경기장에서도 훈련과 마찬가지로 즐기는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중원 적극 활용한 짜임새 있는 공격 전개
지단 감독은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중원을 적극 활용했다. 이는 최후방부터 전방까지의 간격이 지나치게 넓고 정작 중원에는 숫자가 비는 상황을 초래하며 ‘5-0-5’ 전술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았던 베니테스 감독 체제로부터 레알이 빠르게 변모할 수 있었던 핵심이다.
지단은 토니 크로스와 모드리치로 구성된 중원에서의 패스워크와 빌드업을 백분 활용하면서 원활한 공격 전개를 이끌었고, 이것이 최근 레알의 골 폭격으로 대변되는 막강한 공격력으로 이어졌다.
공수 간격이 너무 넓어 무질서한 위치선정과 비효율적인 움직임으로 헤맸던 크로스와 모드리치는 자신들의 최적의 역할인 중원에서의 조율, 완급조절, 침투패스 등을 마음껏 펼치며 경기를 지휘했다.
뿐만 아니라 이스코, 베일, 하메스 등이 수비가담을 활발히 해줌으로 수비 부담을 일부 덜어낸 것도 이들이 한층 완성도 있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이다.
논란 잠식과 동기부여
지단 감독은 레알의 통산 10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안첼로티 감독의 리더십을 그대로 계승했다. 당시 수석코치로 안첼로티를 보좌했던 지단 감독은 그를 벤치마킹하며 장점은 장점대로 받아들이고, 그 외 다른 부분들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녹여내어 부임 초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
안첼로티 감독을 대표하는 강점이라면 온화한 덕장의 풍모다. 좀처럼 모나지 않고,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를 존중함으로 팀을 하나로 품어내는 것과 언론으로부터 쏟아지는 무차별 공격과 논란들을 유유히 잠재우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단 감독은 안첼로티 시절 눈으로 보고 배웠던 것들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기존에 불화설과 함께 좀처럼 제 기량을 보이지 못했던 하메스 로드리게스에게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나는 팀 내 모든 선수들을 전적으로 믿는다. 하메스도 지금껏 열심히 해줬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거라 확신한다”며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줬고, 이후 하메스는 에스파뇰전에 선발 출장해 1골 1도움을 올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한동안 주전과 거리가 멀었던 미드필더 이스코 역시 마찬가지다. 출전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해 프리미어리그 등 이적설에 휘말렸던 이스코는 지단 체제에서 꾸준한 믿음과 경기 출전을 보장받으며 제 기량을 맘껏 뽐내고 있다.
선수 시절부터 보여준 탁월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레알을 단번에 바꾼 지단 감독이 자신의 축구 인생 2막을 계속해서 성공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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