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 김신욱 이정협, 울산서 행복한 동거?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6.01.12 07:19  수정 2016.01.12 10:10

한때 국가대표팀서 경쟁.. 이제는 울산서 한솥밥

서로 상반되는 축구 스타일, 윤정환 감독 선택 관심

울산서 한솥밥을 먹게 된 김신욱(사진 왼쪽)과 이정협. ⓒ 울산 현대/프로축구연맹

국가대표 공격수 김신욱과 이정협이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울산은 지난 7일 부산으로부터 이정협을 1년 간 임대 영입했다. 이로써 울산은 최근 포항으로 이적한 공격수 양동현의 공백을 이정협으로 메우게 됐다. 이정협은 상주 상무에서 제대한 이후 복귀했던 원 소속팀 부산이 2부리그로 강등됨에 따라 다음 시즌도 챌린지에서 뛰어야할 상황이었지만 임대를 통해 클래식에서 뛸 수 있게 됐다.

이정협의 울산행으로 기존의 에이스였던 김신욱과의 조합은 벌써부터 팬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특히 두 공격수의 미묘한 관계에 시선이 쏠린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정협과 김신욱은 과거 국가대표팀에서 원톱 공격수를 놓고 경쟁했던 사이다.

먼저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K리그 클래식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며 '2014 브라질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반면 이정협은 그때까지만 해도 2부리그에서 조차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 호주 아시안컵' 이후 두 선수의 운명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김신욱은 아시안게임에서의 부상으로 아시안컵 엔트리에서 탈락한 반면 이정협은 그 틈을 타 기회를 얻었다. 제주 전지훈련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든 이정협은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발탁됐고, 이후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승승장구했다.

김신욱은 지난 8월 동아시안컵에 슈틸리케호에 첫 차출돼 재기를 노렸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정협도 지난해 하반기 부상으로 한동안 대표팀과 멀어졌으나 슈틸리케 감독은 “부상만 아니라면 이정협은 여전히 우리 팀의 일원”으로 규정하며 변함없는 애정을 보내고 있어 김신욱과는 위상이 대조적이다.

이처럼 기묘한 인연으로 얽힌 두 공격수가 이제 울산에서 함께 공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비록 대표팀에서는 이정협이 대세로 떠올랐지만 울산과 K리그 클래식에서는 김신욱의 위상이 한수 위다. 앞서 김신욱은 울산을 '2012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상까지 끌어올렸고, 지난해도 18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르는 등 이견의 여지가 없는 울산의 에이스다.

두 선수는 포지션이 겹치지만 김신욱은 제공권 장악이 좋고 이정협은 활동량과 위치선정에 강점이 있어 플레이스타일은 서로 상반된다. 울산의 전통적인 강점은 김신욱을 중심으로 한 선 굵은 역습축구였지만 윤정환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까지 김신욱을 조커로 돌리고 점유율을 중시하는 축구로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윤 감독이 두 선수 중 누구를 공격의 핵으로 중용할 것인지, 아니면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투톱 전술을 시도할 것인지에 따라 올 시즌 울산의 축구는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의 대표팀 운용에 또 하나의 옵션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중시해온 슈틸리케 감독의 유일한 예외 중 하나가 바로 김신욱이었다. 소속팀에서의 위력에 비해 대표팀은 김신욱의 높이와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과감히 그를 제외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김신욱의 플레이 역시 한 번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정협과 김신욱이 만일 울산에서 성공적인 공존을 이루게 된다면 슈틸리케 감독은 두 선수를 동시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도 있다.

과연 김신욱과 이정협이 대표팀에서 이루지 못했던 행복한 동거를 울산에서는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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