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의 묘수?’ 구단에 공 넘긴 임창용 징계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6.01.08 14:31  수정 2016.01.10 08:55

임창용-오승환, 시즌 절반 72경기 출장 정지

영입할 경우 여론 비난이라는 부담 떠안아야

복귀 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들여야 하는 임창용. ⓒ 연합뉴스

해외원정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임창용(40)에 대한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징계가 확정됐다.

KBO는 8일 오전 야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도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임창용, 오승환에 대해 심의한 결과 KBO 규약 제151조 3항에 의거 두 선수에게 KBO 리그 복귀 후 총 경기수의 50%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

따라서 임창용과 오승환은 육성선수를 포함해 KBO 선수 등록 이후 소속팀이 KBO 리그 경기수의 50%(2016년 기준 72경기)을 소화하는 동안 KBO 리그와 KBO 퓨처스리그 모두 출장할 수 없다. 더불어 KBO는 KBO 규약 부칙 제1조에 의거 선수단 관리를 소홀히 한 삼성 라이온즈에도 10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앞서 검찰은 폭력조직 광주송정리파 행동대장 출신의 도박장 운영업자 이모(구속기소)씨로부터 오승환과 임창용의 도박 진술을 확보했고, 두 선수 역시 검찰 조사에서 도박 사실을 시인했다. 이에 검찰은 약식기소 처분과 함께 벌금 700만 원을 물리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법적인 조치가 끝나자 관심은 징계 수위를 논하게 될 KBO로 쏠렸다. KBO 역시 이번 상벌위원회를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KBO는 지난 2009년 인터넷 도박 및 카드 도박 사실이 적발된 채태인과 오상민에 대해 5경기 출전정지라는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가 야구팬들의 역풍을 크게 맞은 바 있다. 따라서 비슷한 사건의 재발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란 예상이 파다했다.

일단 KBO의 이번 징계는 도덕성을 요구하는 선수들의 도박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시즌의 50%인 72경기 징계 사례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역대 KBO가 내린 징계 중 가장 무거웠던 사안은 2012년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LG 박현준과 김성현의 영구 퇴출이다. 이어 생명과 직결되는 음주운전과 관련해서는 무기한 실격 처분(2008년 정수근)을 비롯해 잔여 경기 출장 정지 등의 철퇴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번 임창용 사안에 대해서는 다소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KBO는 임창용에게 중징계를 내리면서도 선수가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그리고 이제 공은 그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과 선수 본인에게로 넘어갔다.

불혹의 나이인 임창용은 여전히 KBO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마무리 투수로 통한다. 지난해 삼성으로 복귀한 임창용은 31세이브를 거둔 뒤 올 시즌에는 5승 2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으로 구원왕을 차지했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뱀직구 위력이 살아있다는 뜻이다. 기량만 놓고 보면 10개 구단 모두가 군침을 흘릴만한 자원이다.

하지만 영입을 위해서는 들끓고 있는 여론과 마주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는 사건의 당사자인 임창용도 마찬가지다.

KBO는 임창용의 징계 시점을 시즌 개막 후 72경기가 아닌 계약 후 시점으로 못 박았다. 팀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는 시즌 중반부터라도 기용하려면 최소 개막전 즈음에는 계약해야 한다는 뜻이다. 임창용이라는 뜨거운 불쏘시개를 받아들 구단은 과연 있을까.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