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는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KCC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76-88로 완패하며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패배로 전자랜드는 11승 24패를 기록, 9위에 머물렀다. 6위 서울 삼성과는 무려 8.5게임차로 벌어지며 사실상 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꼴찌 창원 LG와도 불과 1.5게임차.
전자랜드는 지난 11일 전주 KCC와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4시즌 동안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었던 ‘포주장’ 포웰을 다시 불러들였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유도훈 감독의 승부수였다. 특히 전자랜드는 트레이드 직후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포웰을 중심으로 하던 지난 시즌의 패턴으로 회귀하며 국내선수들의 득점력도 일시적으로 살아나는 '포웰 효과'를 봤다.
하지만 포웰 효과는 말 그대로 반짝 돌풍에 불과했다. 전자랜드는 KCC전 승리 이후 17일 창원 LG전부터 다시 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곤두박질쳤다. 포웰이 비록 이 기간 21.2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팀의 연패를 막을 수는 없었다.
연패 기간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면에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 기간 전자랜드가 만난 상대들을 보면 일단 최하위 LG에 덜미를 잡혔고, KGC 인삼공사(찰스 로드)와 고양 오리온(애런 헤인즈)은 각각 외국인 장신 선수 한 명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매치업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시종일관 끌려가는 졸전을 펼치다가 완패했다.
국내 선수들의 득점력 가뭄이 심각하다.
전자랜드의 공격은 포웰과 자멜 콘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국내 선수 가운데 그나마 득점력을 갖춘 정영삼마저 허리통증으로 결장이 잦아지면서 전자랜드 공격력은 더욱 떨어졌다. 국내 선수들의 경기가 안 풀리면 자연스럽게 포웰과 콘리에게 공이 집중됐고, 이들은 일대일로만 해결하려다보니 조직력마저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도 수비와 팀 공헌도 면에서 문제가 많다. 포웰과 콘리는 득점력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통빅맨은 아니고 신장도 작다. 수비력은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보니 골밑에서 안정적으로 버텨주는 플레이가 전혀 되지 않는다. 찰스 로드-애런 헤인즈가 없는 KGC-오리온을 상대로도 전자랜드는 골밑에서 전혀 우위를 전혀 점하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수년간 특출한 선수 없이도 특유의 조직농구를 앞세워 플레이오프 단골손님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외국인 선수교체의 시행착오 속에 그동안 누적돼온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유도훈 감독의 고민 역시 날로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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