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볼거리 중 하나로 꼽히는 박싱데이의 개막이 다가왔다.
박싱데이는 프리미어리그만의 특별한 매치데이를 지칭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물론 독일 분데스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 등 대다수 리그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로 재충전을 위해 휴식기에 들어섰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휴식을 취할 겨를이 없다. 죽음의 3연전 박싱데이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으로, 기간은 통산 열흘 내외다. 이 기간 동안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무려 3경기나 치러야 한다. 승점 9가 걸린 만큼 박싱데이 결과에 따라 남은 시즌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선두 레스터 시티는 물론 2위 아스날과 3위 맨체스터 시티까지 모두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레스터는 선두 수성을 위해 그리고 나머지 상위권팀들은 선두 탈환을 위해 여느 때보다 분주하다. 그렇다면 이번 박싱데이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 상위권 팀들의 이구동성 "타도 레스터 시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전반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어딘가 어색하다. 순위표 맨 꼭대기에 다름 아닌 레스터가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리그 초반 돌풍이라 하기에는 레스터의 상승세는 너무나도 매섭다. 선수단 개개인만 살펴봐도 모두 한 가닥 하는 선수들로 구성됐으니, 레스터의 돌풍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닌 필연에 가까운 상태다.
하지만 상위권팀들로서는 이번이야 말로 레스터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레스터는 주전급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발판 삼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반대 급부로 선수층이 비교적 얇은 편이다. 9일 간 무려 3경기나 치러야 하는 박싱데이 일정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레스터의 상대는 전통의 강호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다. 이후에는 복병 본머스전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세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더구나 맨체스터 시티는 레스터와 선두권 싸움을 펼치고 있는 강호다. 배수의 진을 칠 것으로 보이는 맨시티를 상대로 레스터가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가 단연 관전 포인트다.
반면 아스날은 한결 여유롭다. 사우스햄튼과 본머스 그리고 뉴캐슬과 일전을 치른다. 선수단 운용만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전승도 가능하다. 이번 박싱데이야 말로 레스터를 추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3위 맨시티는 레스터와의 정면 승부를 펼쳐야 한다. 레스터전을 제외하면 선덜랜드 그리고 왓포드라는 비교적 무난한 상대와 만난다. 역시나 분수령은 레스터전이다.
▲ '하락세' 맨유 vs '감독 교체' 첼시 벼랑 끝 맞대결 예고
중요한 박싱데이 일정을 앞두고 있는 맨유의 판 할 감독. ⓒ 게티이미지
이번 박싱데이 최고 빅매치는 단연 맨유와 첼시의 맞대결이다. 양 팀은 오는 29일 시즌 첫 맞대결을 치를 예정이다. 두 팀 모두 상황이 좋지는 않다. 맨유는 12월 들어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하며 상위권 수성도 불투명하다. 박싱데이에서 마저 부진하다면 판 할 감독의 경질 역시 시간문제라는 전망이다.
지난 주 감독 교체를 선언한 첼시는 맨유를 상대로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첼시는 이번 시즌 극심한 부진과 이에 따른 선수단의 태업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조세 무리뉴 감독과 과감하게 결별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소방수로 내세운 첼시는 감독 없이 치른 지난 선덜랜드전에서 모처럼 시원시원한 모습을 보여주며 2-0으로 승리했다. 일단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첼시는 이제 막 상승세 기류를 탄만큼 맨유전에서 제대로 명예 회복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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