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6시경 서해대교 교량케이블에서 화재가 발생해 양방향 통행이 제한됐다. (자료사진) ⓒ한국도로공사
지난 3일 오후 서해대교 교량 케이블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각계에서는 낙뢰를 제1 원인으로 손꼽고 있지만 기상청은 당시 낙뢰 기록이 없는데다 관측 장비의 유효율이 95%에 달한다는 입장이어서 섣부른 확정은 이르다는 분위기다.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당시 낙뢰가 있었다는 제보가 이어지는 만큼 화재 원인을 수평 낙뢰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면서도 “화재 원인을 낙뢰로 단정 짓긴 어렵고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문가들이 현재 조사하고 있다”며 “낙뢰가 원인이 맞다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낙뢰가 치더라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을 방안을 마련하고 제도 정비를 추진할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기상청은 3일 오후 5시 40분부터 6시 20분 사이에 사고 현장에서 낙뢰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낙뢰의 탐측 신뢰도는 95% 이상으로 5% 수준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여러 대가 중첩 관측해 실제 오류의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화재와 수평낙뢰의) 개연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관측 장비상 낙뢰가 발생한 기록이 현재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조원철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7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산꼭대기에 가보면 작은 소나무들이 국지적으로 낙뢰를 맞은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며 "기상청을 신뢰하지만 레이더에 나타나지 않은 소규모 낙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조 교수는 "사장교의 케이블마다 중간 중간에 전부 피뢰침을 달아야 하고, 피복 재료 안에 들어있는 왁스 재료가 불이 나지 않을 수 있는 재료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재 원인 자문을 위해 서해대교 현장조사를 한 낙뢰전문가 알렌 루소 씨도 서해대교 케이블 화재 사고가 감지하기 어려운 낙뢰로 인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알렌 루소씨는 의견서를 통해 “적은 전류의 뇌운으로부터 발생한 낙뢰는 낙뢰보호시스템에 검지되거나 낙뢰감지시스템에 의해 관측되기 어렵다”며 전류가 더 컸다면 주탑정부의 피뢰침을 때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청은 "사람이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정확할 것"이라며 "다만, 우리 입장에선 낙뢰를 봤다는 폐쇄회로나 차량 블랙박스 등 명확한 자료가 없고, 당일 시스템 상으로 낙뢰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과수의 결과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도로공사는 케이블 복구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해 25일부터 서울방향 전면소통, 목포방향은 부분소통을 할 계획이다. 남은 케이블은 연말까지 교체작업을 완료하여 서해대교의 안전을 확보하고 양방향 교통에 지장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해대교 통행 재개 시까지 38번·39번 국도 등 대교 부근 도로의 혼잡이 예상된다”며 “가급적 경부고속도로를, 경부고속도로 이용고객은 중부고속도로나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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