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을 향해가는 김태균과 불펜 투수인 정우람을 잡는데 각각 84억이나 들인 것을 두고 오버페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의 화끈한 투자에 떨떠름한 시각도 있다.
한화는 지난 몇 년간 야구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전력 보강을 위해 감독 교체와 FA 영입, 트레이드 등 다양한 변화와 투자를 주저하지 않았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는 마무리 훈련 때부터 한화와 관련된 일거수일투족이 팬들의 주목을 받을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한화는 지난 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끈끈해진 팀컬러와 함께 상위권팀들 못지않은 높은 인기를 누렸다. 만년 하위권을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은 것은 가장 큰 소득이었다.
올 겨울에도 한화는 팀 재건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는 올해 FA시장에서도 최대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김태균-조인성-정우람-심수창 등 내·외부 FA들을 잡는데 무려 191억 원을 투입했다. 지난 시즌 중반 합류한 괴물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재계약에도 190만 달러를 쏟아 부었다.
3년간 한화가 선수 영입에만 쏟아 부은 돈을 모두 합하면 500억을 웃돈다. 과거 한때 막대한 투자로 선수를 싹쓸이한다는 비판을 들었던 삼성이나 현대를 뛰어넘는 행보다.
이는 한화 구단이 하위권 탈출을 위한 마음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화는 2007년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을 끝으로 무려 8년간이나 가을야구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꼴찌 굴욕을 뒤집어쓴 것만 5차례나 된다. 그 사이 감독은 무려 3명이나 교체됐다.
암흑기를 보내던 당시 한화 구단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팀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기획이나 투자 의지가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코칭스태프도 한화 출신만 선호하는 지나친 순혈주의 역시 매너리즘을 초래했다.
2013년 김응용 전 감독의 부임 시기를 전후로 최근 3년간 한화가 보여준 공격적인 행보는 한화의 변화 의지가 일시적인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물론 일각에서는 한화의 투자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단지 돈을 많이 썼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효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지난 2년간 한화는 정근우, 이용규, 권혁, 배영수 등 즉시 전력감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큰 돈을 썼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올해는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김태균과 불펜 투수인 정우람을 잡는데 각각 84억이나 들인 것을 두고 오버페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선수들 모두 한화에 반드시 필요한 전력이라는 점에서는 부득이한 투자였던 것도 사실이다.
분명한 사실은 다음 시즌 한화의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사실 올 시즌에도 구단의 과감한 투자나 김성근 감독을 둘러싼 기대에 비해 6위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다음 시즌 한화의 행보가 투자한 노력만큼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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