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제외’ LG 구단이 간과한 한 가지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28 08:41  수정 2015.11.29 00:57

올 시즌 2할대 타율로 부진했지만 꾸준함의 대명사

내년 시즌 후 FA 재자격 취득해 성적 반등 예상

이진영은 내년 시즌 후 세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 연합뉴스

LG 트윈스가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을 보호명단에서 제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이적이 확정되자 야구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진영은 27일 서울 양재동 The-K서울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KBO리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부터 전체 1순위에 지명됐다.

이진영의 kt행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미 2차 드래프트 이전부터 이진영이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선수 본인도 먼저 이야기를 접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kt는 KBO리그 통산 183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3 154홈런 837타점을 기록한 ‘역대급 선수’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LG는 이진영을 제외함으로써 대대적인 선수단 개혁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외야수 포화 상태 현상을 겪었던 LG는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리빌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LG가 이진영을 풀어준 부분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진영 프로 경력 17년 동안 무려 10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한 교타자다. 타율 0.256으로 부진했던 올 시즌을 제외하면 지난 3년간 꾸준히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특히 2014시즌에는 타율 0.325 65타점으로 LG 가을 야구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일단 내년 시즌 LG는 이진영의 외야수 공백을 채은성과 문선재, 이병규(등번호7) 등으로 채울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쳐 구멍을 잘 메울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욱 우려가 되는 점은 떠난 이진영이다. 이진영을 내년 시즌을 마치게 된다면 세 번째 FA를 맞이하게 된다. 일명 ‘FA 로이드’를 기대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NC 베테랑 이호준이다. 이호준은 2008년 소속팀 SK와 4년 총 34억이라는 거액에 FA 계약을 맺었지만 ‘먹튀’의 대명사로 꼽혔다. 계약 마지막해인 2012년 타율 0.300 18홈런 78타점을 기록했지만 ‘FA로이드’에 불과하다는 빈축이 있었고, 무엇보다 37세가 되는 적지 않은 나이가 단점으로 꼽혔다.

결국 이호준은 SK 잔류에 실패하며, FA 시장에 나왔고 베테랑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NC의 부름을 받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호준은 지난 3년간 67홈런 275타점(연평균 22.3홈런 91.7타점)으로 ‘회춘’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여기에 주장직까지 맡아 구단의 기대치 이상으로 활약했다.

이진영도 이호준의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 공교롭게도 kt 역시 이진영과 같은 베테랑을 필요로 하고 있다. 조범현 감독도 이진영을 품자마자 이 부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연 이진영의 반전 드라마가 작성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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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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