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필드서 강정호 본 미네소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입력 2015.11.15 09:23  수정 2015.11.16 13:24

강정호, 지난 7월 미네소타 원정서 연타석 홈런

강정호 맹활약 통해 박병호 성공 확신 했을 수도

포스팅을 통해 미네소타의 선택을 받은 박병호. ⓒ 연합뉴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된 바 없는 동양인 1루수에게 ‘1285만 달러’라는 포스팅 금액을 투자했다.

소위 말하는 빅마켓 구단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이미 동양(일본)인 내야수에게 거금을 투자했다가 한 차례 쓴 맛을 본 뼈아픈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미네소타 트윈스의 선택은 KBO리그의 거포 박병호(29)였다. 1285만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구단이 중간 마켓인 미네소타인 것은 분명 놀라운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미네소타는 당초 박병호 영입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보스턴이나 세인트루이스보다 1루수가 급한 편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실제 미네소타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조 마우어가 1루수로 뛰고 있고, 내야수비와 지명타자가 가능한 거포 유망주 미겔 사노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비춰봤을 때 미네소타의 박병호에 대한 확신은 보통 확신이 아니었다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네소타는 언제, 어떻게 박병호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을까.

메이저리그 진출이 임박한 박병호의 포스팅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던 데에는 전 넥센 동료 강정호(28·피츠버그)의 올 시즌 활약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올 시즌 강정호는 126경기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 121안타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했다.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브라이언트, 샌프란시스코의 맷 더피와 내셔널리그 신인왕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강정호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동양인 내야수에 대한 편견을 깬 것과 동시에 KBO리그 출신의 타자도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활약이다. 강정호의 ‘후광 효과’를 박병호가 톡톡히 입은 셈이다.

강정호는 지난 7월 미네소타 원정에서 이틀에 걸쳐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 게티이미지

특히 미네소타가 강정호에게 받은 충격이 박병호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29일(한국시각)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이날 강정호의 소속팀 피츠버그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미네소타와 원정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에서 강정호는 7-7로 맞선 9회 미네소타의 특급 마무리 글렌 퍼킨스를 상대로 비거리 132m의 대형 홈런을 쳐내며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또 이튿날 첫 타석에는 미네소타의 에이스 어빈 산타나를 상대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다시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피츠버그가 원정 2연전을 모두 가져오는 데 강정호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타깃 필드서 강정호의 활약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미네소타 수뇌진이 파워 면에서는 한 수 위로 평가받는 박병호 영입에 확신을 가졌다고 생각해도 크게 무리는 아니다.

물론 단 2경기에서 나타난 강정호의 활약만으로 미네소타가 박병호에 거액의 포스팅 응찰액을 제시했다고는 판단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당시 타깃 필드에서 강정호를 지켜본 미네소타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한편, 박병호는 14일(한국시간) 대만 티엔무구장서 열린 ‘프리미어 12’ 조별리그 B조 4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3회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모처럼 존재감을 과시했다. 프리미어12 4경기 만이자 15번째 타석 만에 나온 첫 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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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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