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출근’ 이대은 아닌 장원준 선발 이유?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11.11 11:22  수정 2015.11.11 15:52

장원준 이닝이터로서의 면모 높게 평가한 듯

다음 날 12시 베네수엘라전에 대한 부담도

도미니카전 선발로 낙점된 장원준. ⓒ 연합뉴스

장원준은 프리미어12 첫 승 사냥을 명받고 출격한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11일 대만 타이베이 타오위안 구장에서 ‘2015 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도미니카공화국과 2차전을 치른다.

한국과 도미니카 모두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한국은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강속구에 눌려 영봉패를 당했다. 도미니카 역시 미국과 만나 난타전 끝에 5-11로 무릎을 꿇었다. 8강 토너먼트에 오르기 위해서는 조 4위 이상의 순위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남은 4경기서 최소 3승 이상 확보해야 안정권에 들며, 패한다면 남은 경기를 다 잡아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김인식 감독은 도미니카전에서 이대은이 아닌 장원준을 선발로 낙점했다. 당초 이대은은 김광현과 함께 대표팀 원투펀치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 쿠바와의 평가전에서도 4이닝 퍼펙트라는 성적표로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하지만 도미니카전 선발은 장원준이 출격한다.

김 감독이 장원준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장원준의 '이닝이터'로서의 안정감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이대은은 쿠바전 때와 같이 소위 ‘긁히는 날’에는 에이스급 투수로 변모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도 있기 마련이다. 올 시즌 지바 롯데서 활약한 이대은은 뛰어난 구위에 비해 제구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복이 있다는 점은 그만큼 믿음을 싣기 어렵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대표팀은 도미니카와 밤 경기를 치른 뒤 이튿날 오후 베네수엘라전을 예고되어 있다. 게다가 한국이 홈팀으로 지정되어 있어 상대보다 먼저 나와 훈련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베네수엘라 경기가 낮 12시인데, 선수들이 겪어보지 못한 시간대다. 숙소에서 8시에는 출발해야 한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결국 김인식 감독은 안정감 면에서 뛰어난 장원준이 출격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 불펜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심산이다.

장원준은 올 시즌 12승 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 압권이었다. 장원준은 포스트시즌 4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을 챙겼고, 그가 등판 경기서 두산이 모두 승리하는 교두보 역할을 담당,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무엇보다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며 두산이 불펜을 소모할 때마다 장원준이 나서 달콤한 휴식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장원준이 강속구 투수가 아닌 변화구 구사 위주의 기교파 투수란 점도 도미니카전 선발 이유로 꼽힌다.

페드로 펠리스, 미구엘 올리보 등 전직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도미니카 타선은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직구와 같은 빠른 볼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를 장원준의 춤추는 듯한 변화구로 요리하겠다는 것이 김인식 감독이 내린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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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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