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잇 아닌 텐나잇 '극적인 하룻밤'

이한철 기자

입력 2015.10.28 07:00  수정 2015.10.28 09:04

대한민국 2030 청춘남녀들의 리얼 연애담

동명 연극 원작, 스크린에서도 통할까

배우 한예리와 윤계상이 영화 '극적인 하룻밤'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원나잇 스탠드'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주목받았던 연극 '극적인 하룻밤'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극적인 하룻밤'은 연애가 두렵거나, 연애가 어려운 요즘 남녀를 대표하는 정훈(윤계상 부)과 시후(한예리 분)가 각자 전 연인의 결혼식장에서 만나 실연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몸까지 나누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시후는 하룻밤만으론 너무 아쉬운 나머지, 커피 쿠폰 10개를 채울 때까지 아홉 번만 더 자자고 제안한다. 쉽사리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지만 요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원나잇'이라는 소재를 연애에 서툰 연애 하수들의 만남에 접목시켰다는 점이 신선하다.

단편영화 '내 사랑 십자드라이버'로 베니스 영화제 단편경쟁 부문에 진출한 후, 2008년 영화 '라듸오 데이즈'로 장편 데뷔한 하기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하기호 감독은 원작에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을 더해 거침없고 발칙한 로맨틱 코미디로 재탄생시켰다.

27일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하기호 감독은 "요즘시대 연애를 똑똑하고 재기발랄하게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특히 "요즘 살기도 팍팍한데 젊은 사람들이 커피도 많이 마시고 쿠폰도장도 많이 찍으면서 견뎌야 하지 않느냐"며 현실 속 청춘남녀들의 민낯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배우 윤계상은 쿨남을 지향하지만 연애만큼은 쿨하지 못한 남자 정훈 역을 맡았다. ⓒ 데일리안

무언가를 얻어가기 위한 작품이 아닌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올겨울 유일의 로맨틱 코미디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돋보이고 관객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다소 과한 설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윤계상은 "설정만 보면 과해 보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재미있어 선택했다. 내 주위에서 누군가에게는 일어나는 일 같아 한 번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계상은 지나간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인연에 대한 미묘한 설렘 등 실제 요즘 연애의 감정을 담고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실제 본인의 감정을 캐릭터에 녹여내는데 연기의 주안점을 뒀다고 전했다.

한예리의 연기 변신도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몸으로 때우는 힘겨운 역할만 했던 한예리인 만큼, 로맨틱 코미디에 그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에 대다수 영화 팬들의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한예리는 누구보다 깊은 고민과 진지한 모습으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한예리는 이 작품에서 돈 주고 마음 주고 몸까지 줬지만, 정작 사랑엔 실패한 여자 시후 역을 맡아 윤계상과 연기호흡을 맞춘다.

한예리는 "지금도 시후를 생각하며 짠할 정도로 불쌍한 역할"이라며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을 내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도전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욕심이 과한 나머지 베드신 촬영하다 다치기도 했다. 한예리는 "침대에서 떨어져서 다리를 다쳤다"며 "다행히 병원은 안 갔지만 응급치료를 받긴 했다"고 회상했다.

배우 한예리가 영화 '극적인 하룻밤'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데일리안

이날 윤계상과 한예리는 솔직한 연애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윤계상은 "연애를 하면 약자가 되는 것 같다"며 "잘못한 것도 없는데 미안하다고 말 한 적도 있다. 상대에게 맞춰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한예리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SNS를 훔쳐보기도 했다"면서 극중 시후와 마찬가지로 연애 약자의 면모를 보였다.

한편, 하기호 감독은 "두 사람이 나온 작품은 다 볼 정도로 두 사람의 팬이었다"며 윤계상과 한예리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하기호 감독은 "윤계상씨는 god 때부터 좋아했고, 처음 만났을 때 윤계상씨는 정말 멋지고 건강하더라. 그런데 뭔가 비어있는 느낌이 좋았다"고 칭찬 아닌 칭찬으로 윤계상을 당황케 했다. 한예리에 대해선 "이제까지와는 다른 연기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청춘 남녀의 미묘한 심리변화를 코믹하고도 솔직하게 그린 '극적인 하룻밤'은 12월 개봉, 연말 극장가의 데이트 무비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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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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