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푼 카톡, 텔레그램 재망명? 보안메신저 주목

이호연 기자

입력 2015.10.08 09:09  수정 2015.10.08 09:10

월 이용자 99만명 텔레그램 가입자 다시 급등할까

정치권 ‘바이버’, 삼성그룹 ‘스퀘어’ 등 보안메신저 이용

텔레그램 월 이용자 수 추이 ⓒ랭키닷컴

수사 당국의 감청 영장 협조에 불응해왔던 카카오가 1년만에 백기를 들면서 사이버 망명 사태가 다시 벌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텔레그램 등 보안 메신저들이 재조명 받을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수사 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익명으로 처리해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감청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으면서 대표적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 가입자 증가 추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 파벨 두로프와 니콜라이 두로프 형제가 독일에서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다. 모든 내용이 암호화되고 일정 시간 이후 대화 내용을 폭파하는 등 보안에 특화된 것이 장점이다. 보안 채팅 기능을 사용하면 서버 운영자도 메시지에 접근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텔레그램은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의 도청 사건 이후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 국정원의 카카오톡 사찰 의혹 제기 이후 수많은 이용자가 텔레그램으로 망명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이후 텔레그램의 인기는 서서히 가라앉았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텔레그램 이용자 수(안드로이드 단말기 6만대 표본)는 카톡 사찰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10월 이용자수가 71만3234명에서 269만2217명으로 급등했다. 한 달 후인 11월에는 224만1208명을 기록하며 가입자가 다시 감소하기 시작, 지난 9월에는 99만8758명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이번에도 텔레그램으로 사이버 망명으로 가입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대체재보다는 보완재로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정은 랭키닷컴 과장은 “텔레그램으로의 이동이 있다 하더라도 메신저라는 특성상 카톡을 완전히 지우고 가는 일은 어렵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메신저가 지인 기반으로 이뤄져 있는 만큼 한 개인만 이동한다고 사용성이 확장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치권과 기업에서 보안 메신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미국판 카톡이라 불리는 ‘바이버’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버는 무료 문자와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신저로 미국에 본사가 있어 도·감청 가능성이 적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애용하면서 화제에 올랐다.

기업에서는 자사가 개발한 보안 메신저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영업용 비밀을 포함한 프로젝트 등 업무용 지시가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보안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계열사 삼성SDS가 개발한 ‘스퀘어’를 최근 전면 도입했다. 50만 삼성 임직원이 통합 메신저 스퀘어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삼성 SDS 관계자는 “자체 보안 기술을 적용해 서버에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국정원 사찰 의혹 제기 이후 채팅방에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한 상태다.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적용, 채팅방의 대화를 카카오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상대가 메시지를 읽고 나면 삭제하게 했다. 단, 프라이버시 모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감청이 가능한데다 서버가 한국에 있어 언제라도 감청이 가능하다는 우려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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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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