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친 양현종…후반기 반복 부진 ‘왜?’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5.08.06 11:49  수정 2015.08.06 11:50

후반기 4번 등판(불펜 1회 포함)서 6.87의 평균 자책점

후반기만 되면 성적이 급락하는 패턴 올 시즌도 반복

후반기 들어서면서 양현종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 연합뉴스

야구계에서는 흔히 DTD 징크스라는게 있다. ‘내려갈 팀(선수)은 내려간다’는 속설의 콩글리쉬식 표현인 DTD는 보통 특정한 팀이나 상황을 빗대어 잠시 반짝하다가 금세 하향세를 타거나 뒷심이 부족한 것을 비꼬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KIA 에이스 양현종에게도 DTD 징크스가 있다. 양현종은 커리어 내내 시즌 초중반까지는 강력한 모습을 보이다가 후반기만 되면 성적이 급락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개인성적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시즌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양현종은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13차전에서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10피안타(4홈런) 6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양현종의 한 경기 최다실점, 한마디로 최악의 피칭이었다. 믿었던 양현종의 부진 속에 KIA는 지난주 6연승의 상승세를 허무하게 마감해야했다.

이날 경기에서 내심 1점대 자책점 복귀까지 노렸던 양현종은 되려 넥센의 강타선에 혼쭐이 나며 경기 전 2.01이었던 자책점이 무려 2.49까지 치솟았다. 여전히 평균자책점은 1위를 지켰지만 전반기까지 KBO 유일의 1점대 자책점을 기록하며 보여준 압도적인 에이스의 위용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양현종이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구원투수로 깜짝 등판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양현종은 이날 팀이 3-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구원 등판해 0.1이닝동안 1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투구수가 겨우 5개에 불과했기에 평소 불펜 피칭을 감안해도 크게 무리가 가는 수준은 아니었다.

오히려 양현종의 부진은 징크스와 체력적인 문제에 가깝다. 양현종은 16승을 거둔 지난해에도 시즌 자책점은 4.52였지만 후반기만 놓고 보면 무려 5.62로 자책점이 치솟았다. 2013시즌에는 부상으로 후반기를 날린 경험도 있다. 보통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8월에 하향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올 시즌도 후반기 4번의 등판(불펜 1회 포함)에서 무려 6.87의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초반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과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양현종은 전반기 막판 어깨통증으로 로테이션을 건너뛰기도 했고 직구 구속도 한창 좋을 때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양현종은 특히 여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강해진 이유다.

물론 어떤 정상급 투수들도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한 시즌 내내 하락세를 겪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양현종의 경우, 유난히 후반기에 약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뒷심이 부족하다는 이미지가 따라다닌다는 것은 KIA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평가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KIA에게 있어서 양현종의 건재는 필수조건이다. 오는 9일 NC전으로 예정된 양현종의 다음 등판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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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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