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 와이번스전에서 7회 김태균의 결정적인 3점 홈런에 힘입어 6-3으로 이겼다. 한화는 SK에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38승35패로 5위를 유지했고, SK는 전날 끝내기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35승1무35패로 6위에 머물렀다.
김태균은 이날 결승홈런으로 최근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김태균의 프로 데뷔 이후 3번째 기록. 김태균은 2004년과 2009년, 두 차례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린 바 있다. 또 시즌 16호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부문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팀 내 최다 홈런이자 이 부문 공동선두인 박병호(넥센), 강민호(롯데·이상 24개)와는 8개 차.
상위권과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홈런에서는 김태균의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페이스다. 사실 김태균은 이미지와 달리 그동안 홈런 타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김태균의 커리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2003년과 2008년 기록한 31개다. 2008시즌에는 유일하게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 이후 김태균은 더 이상 한 시즌 30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일본 무대에서 복귀한 2012년 이후에는 3년 연속 20홈런을 넘기는 데도 실패했다. 최근 몇 년간 한화에 김태균만한 위압감을 주는 타자가 없던 탓에 유독 김태균에게 집중견제가 몰린 것도 한몫을 담당했다. 데뷔 15년차 국내 정상급 4번 타자에게 통산 248홈런(일본 시절 제외)의 기록은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동안 김태균은 여전히 3할 대를 넘나드는 타율과 출루율 등으로 자기 몫을 다했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홈런과 타점 때문에 저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팀내 최고 연봉 선수자 부동의 4번 타자로서의 상징성, 그리고 그에 반비례하는 팀 성적이 겹쳐 김태균은 이래저래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한동안 '김똑딱'이라는 민망한 별명이 따라붙기도 했다.
비판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김태균은 올 시즌 한 단계 더 진화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김태균이 더 살아나야 한화도 살아난다"며 분발을 요구했다. 주장의 책임감까지 더해지며 김태균은 올 시즌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김태균은 홈런 외에도 타율 0.341(3위), 타점 64개(3위), 출루율 0.483(1위), 장타율 0.683(1위), OPS 1.165(2위)로 공격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기록적인 면만 봐도 이상적인 중심타자의 전형이다.
여기에 기록으로 설명되지 않는 희생정신과 팀 공헌도는 더욱 높다. 출루가 필요할 때는 정확도에 중점을 둔 팀 배팅을 하다가도, 장타가 필요한 순간에는 언제든 결정적인 대포를 날린다. 허벅지 부상으로 대타 출전만 하는 경기에서도 꼭 적시타를 날리는가하면, 타순이 3번이든 4번이든 어디에 배치해놔도 제몫을 해낸다. 올 시즌 김태균은 그야말로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한화의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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