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카와, 독특한 독립리그와의 계약 조건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6.09 14:30  수정 2015.06.09 14:36

한신과의 협상 결렬되자 독립리그 구단 선택

오는 7월말까지 컨디션 가다듬으며 복귀 추진

독립리그에 입단한 후지카와는 일본프로야구 복귀에 재도전한다. ⓒ 게티이미지

한때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불렸던 후지카와 규지(34)가 다소 이례적인 계약 조건으로 일본 독립리그 야구단에 입단했다.

후지카와는 지난 8일 일본 고치에 위치한 독립리그 구단 ‘plus 고치 파이팅 독스’에 입단했다.

이날 후지카와의 입단식에는 100여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이 자리에서 그는 “결정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헤매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런 가운데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최대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등번호는 11번. 그런 가운데 계약 조건이 상당히 파격적이다. 후지카와는 소속팀으로부터 계약금도 받지 않으며 독립리그 선수들의 평균 월급인 10만엔(약 90만원)의 보수도 받지 않는다. 그저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계약이 연장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후지카와가 아예 무보수로 뛰는 것은 아니다. 후지카와의 유명세를 감안했을 때 독립리그인 파이팅 독스에는 많은 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후지카와는 자신이 등판한 경기의 입장료 중 10%를 받게 된다. 물론 후지카와는 이마저도 아동 양호 시설에 기부할 방침이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의협심 계약’이라 부를 정도다.

하지만 후지카와의 계약에는 숨은 이면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그는 친정팀 한신 타이거즈로의 복귀를 강력히 희망했다. 하지만 한신 측은 마무리 오승환이 버티는 가운데 부상 이력이 있는 후지카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계약 진행이 지지부진해지자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기 위해 독립리그행을 과감히 선택한 후지카와다.

후지카와는 컨디션을 가다듬으면서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선수등록 마감(7월 31일)때까지 소속팀을 구할 방침이다. 이는 파이팅 독스와도 협의된 사항이다.

한편, 한신 시절 220세이브를 거두며 최고의 마무리로 명성을 떨친 후지카와는 2013년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지만, 곧바로 부상으로 신음했고 텍사스를 거쳐 올 시즌 초 방출 수순을 밟았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성적표는 통산 29경기 출전, 1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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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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