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역사’ 400홈런 얼마나 대단한 가치인가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6.04 20:31  수정 2015.06.05 11:14

롯데와의 포항 홈경기서 4회 개인 통산 400홈런

일본 홈런까지 포함하면 559개, ML 14위 기록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400홈런을 쏘아 올린 이승엽. ⓒ 연합뉴스

‘홈런의 대명사’ 이승엽(39)이 한국 프로야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승엽은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서 5-0으로 앞선 3회말 상대 선발 구승민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통산 400번째 홈런이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홈런하면 이승엽’이라는 말이 있듯 이승엽은 자타공인 한국 야구 역사에서 가장 뛰어나고 위대한 타자로 기억된다.

1995년 삼성에서 데뷔한 이승엽은 줄곧 푸른 유니폼만을 입었고, 2년 차였던 1996년을 제외하면 매 시즌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1997년부터 2012년(일본 진출 제외)까지 8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고, 이 가운데 1997년부터 2003년까지는 30홈런 이상 때려낸 기간이었다.

무엇보다 일본 진출 직전해였던 2003년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시즌이다. 이승엽은 그해 6월 SK 김원형을 상대로 사상 첫 300홈런을 터뜨렸다. 그의 나이 26세 10개월에 이룬 위업이었다. 당연히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도 최연소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승엽은 여세를 몰아 무지막지한 홈런 페이스를 보였다. 그리고 시즌 막판 롯데를 상대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까지 써냈다. 그가 작성한 56홈런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한국프로야구 신기록이다. 그의 홈런볼을 잡기 위해 잠자리채 부대가 등장했던 것은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이승엽은 만 28세부터 9년간 일본에서 활약했다. 그의 개인 통산 홈런 기록은 324홈런에서 잠시 멈춰져있었다.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같은 나이의 SK 최정과 넥센 박병호는 각각 173홈런, 172홈런을 기록 중이다. 절반을 조금 넘는 수치다.

1명의 선수가 400개의 홈런을 때려냈다는 점 역시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14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 400홈런 이상 기록한 선수는 배리 본즈(762개)를 필두로 52명에 그친다. 일본에서도 400홈런 타자는 오 사다하루(868개) 등 18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승엽의 홈런에는 숨은 기록이 있다. 바로 일본에 진출한 9년의 시간이 빠져있다. 이승엽은 2004년 지바 롯데에 입단한 뒤 요미우리, 오릭스를 거쳐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9년간 일본에서 쏘아 올린 홈런 개수는 159개. 따라서 개인 통산 기록은 559개로 불어난다.

이 기록을 메이저리그와 일본에 대입하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이승엽보다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13명이며, 현역 선수 중에서는 알렉스 로드리게스(665개)가 유일하다.

일본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고작 3명의 선수들이 이승엽 위에 위치해있다. 오 사다하루가 독보적인 홈런 개수를 기록한 가운데 라쿠텐의 명예감독 노무라 가쓰야(657개)와 ‘불혹의 대포’ 가도타 히로미쓰(567개)가 족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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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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