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인수가격, 박삼구-채권단 '동상이몽'

박영국 기자

입력 2015.05.14 10:43  수정 2015.05.14 10:59

"가격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 vs "불리한 위치 아냐"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왼쪽)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DB

금호산업 채권단 지분 57.5% 인수 협상이 오는 18일로 예정된 가운데 인수 가격을 놓고 채권단과 우선매수권 보유자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간 입장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어느 선에서 합의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지난 13일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이 금호산업 인수 가격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반면,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같은 날 기업구조조정정책세미나에서 기자들에게 가격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양측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의 기준점’인 호반건설의 제시가격에 대한 입장차를 대변해준다.

호반건설은 지난달 28일 금호산업 지분 매각 본입찰에 단독 응찰해 6007억원의 인수 가격을 제시했다.

비록 채권단이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부했지만, 시장 예상가격보다 크게 낮은 금액이 제시되면서 박삼구 회장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본입찰 실시에 앞서 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의 정적가격으로 8000억~9000억원 수준이 언급됐고, 채권단이 예비입찰 참여자들에게 9000억원 플러스 알파의 매각가를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호반건설이 기준점을 3000억원가량 낮춰준 셈이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호반건설의 제시가격이 낮지 않다고 주장하며 “기업에는 적정한 시장 가격이 있고 채권단이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홍 회장은 “일단 가격이 나와 봐야겠지만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며 가격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지적을 부인했다.

한편, 채권단은 지난달 28일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의 제시가격이 기대치보다 낮다는 판단 하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않고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박 회장과의 개별 협상을 결정한 바 있으며, 오는 18일까지 박삼구 회장과 수의계약 진행에 관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서 지분비율로 75% 이상 동의를 받으면 수의계약이 진행된다. 수의계약은 채권단과 박 회장이 6월까지 전문기관 평가와 운영위원회 협의를 거쳐 산출한 매각가격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회계법인은 삼일과 딜로이트 안진이 맡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