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지배자?’ 박근영 심판 오심 보고서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5.13 10:15  수정 2015.05.13 10:50

한화-삼성전 모호한 홈 슬라이딩 판정

과거에도 수차례 오심으로 야구팬 공분

박근영 심판 오심 보고서
한동안 야구팬들 사이에서 이름이 잊혀졌던 KBO 박근영 심판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12일 대구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혈투 끝에 5-4 신승했다.

하지만 정작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승리 투수인 한화 권혁도 아니고, 결승타의 주인공인 강경학도 아니었다. 바로 경기를 진행한 박근영 주심이었다.

한화는 9회 결승 3루타를 때린 강경학이 김회성의 3루 땅볼 때 홈으로 쇄도, 경합과정에서 포수 진갑용에 태그아웃됐다. 이에 김성근 감독이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중계화면의 리플레이 결과, 모래가 크게 흩날리며 홈플레이트를 가려 제대로 된 확인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오심여부에 상관없이 다시 한 번 박근영 심판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을 주목하는 상황이다.

3루 주자는 아웃일까, 세이프일까. 정답은 투수 보크다.(KBS 화면캡처)

2011년 6월 한화-LG, 홈스틸 아웃

앞서 오심들이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면, 한화-LG전에 나온 보크 오심은 아예 경기 자체를 지배해 버린 장면으로 기억된다.

LG가 6-5의 근소한 리드를 점하는 가운데 한화는 9회초 2사 3루의 동점 기회를 맞았다. 마무리 임찬규가 6구째 볼을 던지려는 찰나, 3루 주자 정원석이 홈스틸을 시도하자 포수 조인성이 황급히 일어나 공을 요구했고, 태그에 걸린 정원석은 그대로 아웃처리되며 경기가 끝났다.

그러자 한화 한대화 감독은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강력하게 어필했다. 홈에서의 판정 여부가 아닌 투수 임찬규의 투구동작이 보크였다는 항의였다. 당시 임찬규는 왼발을 뒤로 뺀 채 와인드업 자세에 들어가고 있었다. 투구를 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정원석의 홈스틸에 놀란 임찬규는 투구판에 대고 있던 오른발을 뒤로 빼고 포수에게 공을 던졌다. 투구자세에서 투구가 아닌 송구를 했기 때문에 명백한 보크였다.

하지만 박근영 주심을 포함한 나머지 심판들은 임찬규의 보크 장면을 아무도 잡아내지 못했다. 보크는 주심뿐만 아니라 루심도 판정을 내릴 권한이 있다. 결국 경기 후 심판위원회 측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심판 4명이 미처 보지 못했다. 화면을 보니 보크가 맞았다. 우리의 잘못이다"라고 오심을 인정했다. 더욱 황당한 일은 보크 여부와 상관없이 정원석의 슬라이딩 자체도 세이프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볼이 뒤로 빠졌지만 판정은 아웃이다.(KBS 화면캡처)

2012년 10월 롯데-SK, 2루 도루 아웃

4회말 0-1로 뒤지던 SK는 박정권이 과감히 2루 도루를 감행했다. 타이밍상으로는 아웃. 하지만 2루수 박준서가 볼을 빠뜨리고 말았다.

이미 2루심의 아웃 콜을 들은 박정권은 더그아웃으로 몸을 돌렸고 그 사이 볼이 빠져나간 것을 알자 박근영 심판도 세이프로 정정했다. 깜짝 놀란 박정권이 뒤를 돌아봤지만 유격수로부터 공을 받은 박준서가 태그아웃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당시 기록지에는 도루실패 아웃으로 남았지만 포수→2루수→유격수→2루수라는 웃지 못할 과정을 거친 아웃으로 남았다.

박근영 심판의 오심은 '1판정-8타점'이라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MBC 스포츠플러스 화면 캡처)

2013년 6월 넥센-LG, 2루 포스아웃 세이프

박근영 심판의 명성이 세상에 떨치게 된 사건이었다. 2사 만루 위기를 맞은 넥센은 LG 박용택의 안타성 타구를 3루수 김민성이 잡아내 2루로 송구하여 아웃시키는 듯 했으나, 박근영 2루심이 돌연 세이프를 선언했다. 이 사이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LG가 선취득점을 돌렸다.

누가 봐도 명백한 포스아웃 상황. 중계방송의 리플레이를 통해서도 주자가 베이스를 터치하기 전, 2루수가 먼저 아웃시키는 것이 확인됐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크게 동요한 넥센 선발 나이트는 평정심을 잃었고, 이후 볼넷과 장타를 연이어 내줘 대량실점을 허용한 뒤 강판됐다. 0-0으로 끝났어야할 5회말이 순식간에 0-8로 벌어진 순간이었다.

희대의 오심 판정으로 논란을 일으킨 박근영 심판은 퓨처스리그(2군)로 내려가는 징계인 듯 징계 아닌 징계 같은 처벌을 받았다.

1루수 박정권의 발이 떨어졌지만 아웃이다.(XTM 화면캡처)

2013년 9월 두산-SK, 1루 판정 아웃

두산은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손시헌이 3루수 앞 땅볼 타구를 만들었다. 라인을 타고 흐를 뻔한 타구를 3루수 최정이 기가 막히게 잡아내 1루로 뿌렸지만 송구가 부정확했다. 결국 1루수 박정권이 겨우 공을 잡았으나 발이 떨어지는 바람에 세이프가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심판은 주저 없이 아웃을 외쳤다. 1루심은 박근영 심판이었다. 어이없는 상황에 두산 김진욱 감독이 즉각 뛰어나와 항의했지만 판정은 역시나 달라지지 않았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