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승은 한반도 가슴아픈 역사, 국가적 실익 없어 등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전승 70주년 기념식 참석과 관련해 이번 전승절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참석을 보류해야 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행사는 러시아가 지난 2차 대전 연합군의 한 일원으로 참석해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로 이 전쟁이 끝나고 대한민국이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단된 것을 주목해야 된다는 것이다.
박기태 전 경주대 부총장은 1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행사는 사실 2차대전 전승기념인데 우리로 봐서는 해방이라는 측면은 의미가 있지만 2차 대전이 끝나면서 외국이 진주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부총장은 특히 "소련이 2차 대전에 승리하면서 북한에 진주하는 계기가 된다"며 "김정은은 승전이 기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로서는 사실 가슴 아픈 일이다. 큰 명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련이 2차대전 승전으로 인해서 한반도에 끼친 영향은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거기 간다는 것은 사실 좀 이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주장은 소련이 2차대전에서 승리한 이후 일본에게 해방된 우리나라를 미국과 함께 점령하면서 남북 분단을 가져왔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소련이 북한을 점령해 남북 분단이라는 아픈 역사를 초래했는데 이런 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기념식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굳이 가서 축하해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남한 입장에서 소련의 2차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아이러니하다는 해석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과거에 뭍혀 현재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해야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지는 않는다.
2차 대전은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태평양 등지에서 독일, 이탈리아, 일본을 중심으로 한 추축국과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등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 사이에 벌어진 세계 규모의 전쟁이다.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에서 가장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전쟁이다.
아울러 다른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러시아 전승절 참석에 대해 미국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김정은을 만나러 거기까지 가야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에게 큰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안 좋고 미국도 안 가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온다고 해서 간다는 자체도 웃기다"며 "실익이 없고 이익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러시아와 북한 관계가 좋아지니깐 견제 때문에 우리가 친한 척을 해야되는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대신 중국과 친해지고 있다. 서로가 이익을 다 취한 상태에서 러시아를 간다는 건 실익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남북관계가 전혀 긍정적으로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김정은을 만나러 러시아에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어느 정도 분위기를 만들고 그 이후에 만남을 추진해야 실익도 있고 명분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 전 부총장은 "남북관계가 물 밑으로라도 좋은 상황으로 전환이 되는 기미가 있다고 그러면 러시아에 가서 계기를 만드는 것은 되는데 그게 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기를 가서 김정은을 만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반대하고 있고 전체가 정리가 안되고 있다. 전체가 좋은 국면으로 흘러가면 수면 아래로라도 계기를 만들어서 명문화 시키는 것이 있다면 가겠지만 그 외에는 갈 이유도 없고 실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서전 폭로로 이미 남북관계가 파탄에 이른 상태에서 이번 기회가 아니면 남북이 따로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를 기회로 활용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상회담이 꼭 필요하다고 평가를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 자서전 때문에 따로 만나기는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교수는 "이번 기회를 활용해야 또 정상회담을 돈주고 한거 아니냐는 등 잡음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정상회담을 꼭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번 행사가 처음이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원장은 "정치외교적 측면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된다"며 "하찮게 생각해서 버릴 수 있는 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같은 경우가 딱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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