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서 열린 호주와의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 아쉽게 패했다. 이로써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했던 한국 축구의 야망은 4년 뒤로 미루게 됐다.
비록 한국 축구가 아시안 정상에 우뚝 서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재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될만한 대회였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서 서툰 한국말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러워해도 됩니다"며 선수들의 투지와 성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는 큰 혼란에 빠졌다. 최종예선서 보여준 경기력, 감독 선임, 선수 기용 등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팬들을 화나게 했다. 급기야 월드컵 본선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경기력이 도화선이 되면서 한국 축구를 향한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한국 축구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정협의 발탁, 후보 골키퍼였던 김진현의 선발 기용 등 파격적인 행보를 통해 한국 축구의 체질개선에 나섰고, 아시안컵을 통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가능성을 엿본 슈틸리케 감독은 귀국하자마자 러시아 월드컵을 향해 전진할 예정이다.
한국은 오는 6월 11일부터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참가한다. 2차 예선에 직행한 한국은 4개팀과 한 조를 이뤄 홈&어웨이 풀리그 경기를 펼친다. 2차예선은 각조 1위팀이 3차 예선에 직행하며 2위팀은 성적에 따라 진출하는 방식이다. 물론, 슈틸리케호는 월드컵 2차예선에 앞서 두 차례 A매치 친선전을 통해 담금질도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할 때부터 최종 목표는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성공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기에 앞서 한국 축구는 자존심과 신뢰 회복이 절실했고,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이 모든 것을 이뤄냈다. 이제 슈틸리케의 눈은 러시아 월드컵을 정조준하고 있다. 과연 그의 손끝에서 한국 축구가 어떤 놀라운 일을 해낼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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