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9연패…감독 이상민 '수척'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5.01.30 11:17  수정 2015.01.30 11:25

SK 상대 4쿼터까지 리드하다 또 역전패

반복되는 4쿼터 비극..쓴웃음만 늘어가

이상민 감독이 부임 첫해부터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 서울 삼성

‘꼴찌’ 서울 삼성의 흑역사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이 또다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지며 9연패 수렁에 빠졌다.

삼성은 29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4-15 KCC 프로농구’ 5라운드 맞대결에서 73-76으로 패했다. 삼성은 김선형이 빠진 1위팀 SK를 맞아 4쿼터 막판까지 리드를 이어가며 선전했지만 고비에서 주희정의 3점슛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연장에서 무릎을 꿇었다.

삼성의 9연패는 3라운드에 이어 올 시즌 벌써 두 번째다. 2011-12시즌 14연패에 이은 역대 팀 최다 연패 2위 타이 기록. 삼성은 8승 33패로 리그 최하위로 떨어져 벌써 플레이오프행이 좌절됐고 탈꼴찌 전망도 매우 비관적이다.

특히 9연패 기간 중 4쿼터 막판에 승부가 갈린 6점차 이내 승부만 5차례, 그중 4번은 3점차 빅빙의 승부였다. 지난 23일 LG전에서도 종료 5초 전 김시래에게 3점슛을 얻어맞아 1점차로 패한 바 있다.

이날 SK전 역시 김선형이 발목부상으로 결장한 SK를 맞이해 주도권을 잡으며 좋은 경기를 했지만 4쿼터 막판 또다시 갑작스럽게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무너졌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경기들을 위기관리 능력 부재로 어이없이 역전당하는 희망고문이 반복되다보니 선수들의 사기도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진다. 어찌 보면 약팀의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민 감독은 현역 시절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 출신 감독이었다. 현역 시절 꼴찌를 체험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선수 인생 내내 주로 이기는 경기에만 익숙했고 정작 승부처에서 더 강해지는 강심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막상 감독이 된 이후에는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은 선수들과 좀처럼 해법이 보이지 않은 팀 성적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빠른 농구를 선언하며 자신만만했던 이상민 감독은 최근 말수가 급격히 줄었다. 경기마다 단정한 수트와 말끔한 헤어스타일 등으로 패션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요즘은 코트에 서 있는 모습 자체가 수척해 보인다. 매번 비슷한 상황에서의 패배가 반복되며 인터뷰에서 더 이상 설명할 말이 없어서 쓴 웃음만 짓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상민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감독 지휘봉을 잡은 초보 사령탑이다. 삼성이 경험이 아직 부족한 이상민 감독을 선임한 것은 구단의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첫해부터 혹독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이 역시 배우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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