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진정한 가치…이치로도 얻지 못한 4년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5.01.13 10:51  수정 2015.01.14 14:17

4년이라는 제법 긴 계약기간 보장 받아

팀 내 평균 연봉 상회, 입지 문제없을 듯

강정호는 4년이라는 제법 긴 시간을 보장받게 됐다. ⓒ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문을 두들긴 강정호(28)의 피츠버그 입성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12일(현지시각), 피츠버그가 강정호와 4년간 1600만 달러(약 173억 5200만 원)에 계약하는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5년째에는 옵션이 붙어있다.

14일 피츠버그 도착 예정인 강정호는 곧바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전망이며 검사에서 통과가 되면 바로 공식 발표가 나올 전망이다.

그동안 스몰마켓 구단으로 알려진 피츠버그 입장에서는 상당한 돈을 쓴 것이 분명하다. 피츠버그는 앞선 포스팅 시스템에서 500만 2015달러의 최고액을 써냈지만 위장 입찰일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이번 계약 규모로 봤을 때 구단 측은 강정호의 가치를 인정했고, 4년이라는 적지 않은 계약기간으로 미래에 대한 투자도 함께 이뤄냈다.

세부적인 계약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평균 400만 달러의 몸값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유격수 가운데 17위에 해당한다. 토론토의 호세 레이예스가 2200만 달러로 최고액을 찍은 가운데 트로이 툴로위츠키(2000만 달러), 핸리 라미레즈(1975만 달러)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강정호의 몸값과 비슷한 유격수로는 스테판 드류(뉴욕 양키스), 유넬 에스코바(오클랜드),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LA 다저스) 등이 있다.

드류의 경우에는 최근 부상이 잦지만 드래프트 되자마자 5년 계약을 따낼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8년차 시즌을 맞이한 에스코바는 연평균 2할 중후반대 타율과 두 자리 수 홈런을 보장해주는 선수다. 즉,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충분히 빅리그 주전급 선수가 될 것이라 판단했다.

게다가 피츠버그의 페이롤이 타 구단에 비해 낮은 점을 감안하면 팀 내 입지는 더욱 탄탄할 전망이다. 현재 강정호보다 연봉이 높은 선수는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를 비롯해 앤드류 매커친, AJ 버넷, 찰리 모튼, 닐 워커, 페드로 알바레스 등 6명에 불과하다.

물론 아직 재계약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며 연봉조정 신청 대상자들이 다수 있어 연봉 순위는 유동적이다. 다만 피츠버그 내에서 평균 이상의 몸값은 확실시 되며 포지션 경쟁자들과 비교해도 강정호가 우위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가장 중요한 점은 ‘동양인 유격수’라는 편견을 깨고 4년이라는 제법 긴 계약기간을 보장받았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동양인 선수 중 4년 이상을 보장받은 선수는 후쿠도메 코스케(2008년 시카고 컵스, 4년 4800만 달러)가 유일하다.

2001년 이치로 스즈키조차 3년(1400만 달러) 계약에 그쳤고,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던 마쓰이 히데키, 마쓰이 가즈오, 조지마 겐지, 그리고 강정호와 비교가 됐던 유격수 니시오카 츠요시도 모두 3년 계약이었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4년을 투자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만큼 오랫동안 지켜보며 꾸준한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피츠버그는 포스팅비 포함 2100만 달러의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했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수 중에서는 이치로(총 2712만 달러)에 이은 역대 2위의 몸값이다. 총액은 물론 기간까지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계약을 따낸 강정호다. 이제 그에겐 보다 수월한 환경에서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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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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