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두 번째 난제…송은범 부활 가능할까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12.02 23:02  수정 2014.12.02 23:07

한화와 4년간 총액 34억 원 대형 계약 체결

SK 시절 모든 보직 소활 정도로 최고의 궁합

'야신' 김성근 감독과 송은범이 4년 만에 재회한다. ⓒ 연합뉴스

FA 송은범(30)의 행선지는 옛 스승 김성근 감독이 몸담고 있는 한화 이글스였다.

한화는 2일 FA 투수 송은범과 4년간 총액 34억원(계약금 12억원+연봉 4억 5000만원+옵션 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송은범의 한화행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지만 정작 놀라운 부분은 그의 계약 액수다. 한화는 하락세가 뚜렷한 송은범에게 30억 원이라는 거액의 보장 금액을 안겨주며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송은범은 SK 왕조의 일원으로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윤석민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완투수로 각광받았다.

송은범은 시속 150km에 이르는 강속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선발과 스윙맨, 마무리까지 모든 보직 소화가 가능한 전천후 투수였다. 특히 2009년 12승 3패 평균자책점 2.93에 이어 이듬해에도 8승 5패 4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2.30으로 리그 정상급 우완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송은범의 발전은 거기까지였다. 2011년부터 잔부상에 시달리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김상현을 데려오기 위한 SK의 트레이드 카드로 선택돼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고향팀을 떠난 송은범은 곧바로 부진에 휩싸였다. 그가 지난 2년간 KIA에서 올린 승수는 고작 5승. 특히 2년 연속 7점대 평균자책점으로 FA 자격이 1년 뒤로 미뤄졌고 몸값도 급전직하했다.

그나마 다행은 송은범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 품에 다시 안겼다는 점이다. 송은범은 김성근 감독이 고양 원더스 지휘봉을 잡고 있을 당시 얼굴을 비추는 등 존경심을 감추지 않는 대표적인 선수였다.

김 감독 역시 아끼는 제자와의 재회가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일단 김성근 감독은 만년 최하위 한화의 성적 반등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숙제를 안고 내년 시즌에 임해야 한다.

최근에는 비활동기간 선수 단체 훈련 논란에 휘말릴 정도로 전력 재구성에 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마무리 훈련서부터 시작된 지옥 훈련은 내년 1월 스프링캠프서 강도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패배 의식을 걷어내기 위한 ‘야신’ 특유의 조련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김성근 감독은 명 투수 조련사라는 호칭답게 투수들의 기량을 급성장시키는데 일가견이 있다. 여기에 한물 간 베테랑의 부활을 돕는 데에는 천부적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이제 김 감독은 한화의 성적 반등과 함께 ‘송은범 부활’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송은범은 SK 시절 야신과의 궁합이 둘째가라면 서러운 투수였다. 감독이 지시하는 모든 보직을 훌륭하게 소화해냈고, 그가 가진 깔끔한 투구폼과 구위는 김성근 감독이 추구하는 투수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모델로 통했다.

멀고 먼 길을 돌아 4년 만에 스승과 제자가 만났다. 34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투자 금액이 한화 이글스의 신의 한수가 될지 벌써부터 내년 시즌이 기다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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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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