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돌이 온다’ 울산, 윤정환 감독 선임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12.02 11:10  수정 2014.12.02 11:16

조민국 감독, 성적 추락 속 1년 만에 불명예 퇴진

차범근·조중연 이후 20년 만에 젊은 지도자 영접

울산 현대 감독으로 선임된 윤정환. ⓒ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배출한 또 한 명의 전설이 K리그 사령탑으로 귀환한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는 1일 “윤정환 전 일본 J리그 사간 도스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윤정환 감독은 부천 SK(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프로로 데뷔해 J리그 세레소 오사카, K리그 성남 일화, 전북 현대, 도스 등에서 선수 생활을 보냈다. 창의적인 패스와 경기운영 능력을 앞세워 '꾀돌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당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였다. 1996 애틀란타 올림픽과 2002 한일월드컵에선 대표팀 멤버로 맹활약했다.

선수 은퇴 후에는 2008년부터 본격적인 지도자 코스를 밟으며 사간 도스에서 유소년 감독, 1·2군 수석코치와 감독 대행을 거쳐 2011년 마침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J2리그(2부 리그) 하위팀에 불과하던 사간 도스를 창단 이래 처음으로 1부 리그로 승격시켰고 올 시즌에는 팀을 8월까지 정규리그 선두로 끌어올리며 지도자로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팀 운영 방향을 둘러싸고 구단 고위층과의 이견으로 시즌 중반 갑작스럽게 하차하며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남겼다.

울산은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6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에 그쳤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충격적인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모두 저조한 성적을 피하지 못했다.

조민국 감독은 결국 1년 만에 불명예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흔히 '감독계의 장수 마을'로 꼽히던 역대 울산 사령탑 중 좀처럼 보기 드문 단명 감독이 됐다는 불명예는, 조민국 감독의 난맥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만 41세의 윤정환 신임 감독은 역대 울산 사령탑 중 차범근(당시 38세), 조중연 전 감독(당시 40세)에 이어 팀 역사상 3번째로 젊은 나이에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동안 김호곤-김정남 전 감독 등 비교적 연륜 있는 지도자들을 선호해왔던 울산으로서는 약 20년 만에 젊은 리더십으로의 귀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K리그에는 황선홍 포항 감독, 최용수 서울 감독 등 윤정환 감독과 동시대를 풍미한 '한일월드컵 세대'가 지도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 한 명의 스타출신 지도자인 윤정환 감독의 등장으로 K리그에 새롭고 흥미로운 라이벌 구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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