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패배 얼룩진 카디널스전 기억…지난해 굴욕 되갚을까

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입력 2014.10.03 18:26  수정 2014.10.03 19:13

챔피언십 시리즈 2패..웨인라이트 상대로 부진

MLB 최고투수 자존심 건 진검승부 예고

클레이튼 커쇼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아담 웨인라이트와 맞대결을 펼친다. ⓒ 연합뉴스

LA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만난다.

지난해에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였다면, 올해는 디비전 시리즈로 그 무대가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지난해의 승자는 세인트루이스였다. 25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렸던 다저스는 2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올해는 지난해와 반대로 다저스가 홈 어드벤티지를 확보하고 안방으로 상대를 불러들인다.

올 시즌 펼쳐지는 4개의 디비전 시리즈 중에서도 다저스와 카디널스의 시합은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1년 만의 리턴 매치라는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1차전에 나서는 두 선발투수의 위용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Ace of Ace’ 클레이튼 커쇼(21승 3패 1.77)를 1차전 선발로 내세웠고, 카디널스 역시 역대급 시즌을 보낸 아담 웨인라이트(20승 9패 2.38)를 예고했다.

지난해에는 일정이 엇갈리는 바람에 만날 수 없었던 두 최고의 에이스가 올해는 처음부터 만나 가을잔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사실 커쇼에게 이번 디비전 시리즈는 자존심 회복을 위한 무대나 다름없다.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지난해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이유는 커쇼의 부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쇼는 지난해에도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에이스였다. 그리고 애틀란타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2경기에 등판해 좋은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챔피언십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챔피언십 시리즈의 주인공은 커쇼가 아니었다. 오히려 커쇼는 새로운 영웅 탄생의 들러리로 전락해 팀 탈락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당시의 영웅은 카디널스의 신성 마이클 와카였다. 커쇼는 2차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와카의 무실점 피칭에 밀려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6차전에서는 4이닝 만에 7실점하는 최악의 피칭 속에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7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와카는 커쇼를 두 번 연달아 꺾는 기염을 토하며 새로운 영웅으로 등극했다.

커쇼의 입장에서는 이번 디비전 시리즈를 통해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해야만 한다. 또한, 이번 1차전 맞대결 상대인 웨인라이트에게도 갚아줄 것이 많다. 커쇼는 데뷔 후 웨인라이트와 4번의 맞대결을 펼쳤는데, 이긴 건 한 번뿐이었다.

둘의 첫 맞대결은 지난 2009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커쇼는 떠오르는 신성이었고, 웨인라이트는 이미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었다. 커쇼는 제구가 흐트러진 가운데 3.2이닝 만에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 시점에서 이미 투구수가 97개나 됐다. 반면 웨인라이트는 99개의 공으로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냈다.

두 번째는 그 해 디비전 시리즈 2차전이었다. 커쇼도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8회까지 1점만 허용한 웨인라이트의 피칭이 더 돋보였다. 당시 다저스가 9회 말 끝내기 승리를 거둔 덕분에 둘 다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지만, 내용 면에서 웨인라이트의 판정승이었다.

2010년 6월에는 커쇼가 처음으로 이겼다. 커쇼는 7이닝 3실점 승리, 웨인라이트는 6이닝 4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지막 맞대결이었던 2012년 7월에는 커쇼가 5.2이닝 동안 8실점하는 그 해 최악의 피칭을 했고, 웨인라이트는 7.1이닝 2실점 호투 속에 가볍게 승리를 따냈다.

커쇼에게 있어 카디널스는 언제나 까다로운 상대였다. 커쇼는 데뷔 후 카디널스를 14번 만났고, 5승 5패 평균자책점 3.46의 평범한 상대전적을 기록 중이다. 커쇼의 통산 승률(66.6%)과 평균자책점(2.48)을 감안하면 카디널스를 상대로 얼마나 고전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내셔널리그 팀들 가운데 커쇼를 가장 힘들게 한 팀이 바로 카디널스다.

커쇼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1승 3패 평균자책 4.23이다. 그 명성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숫자다. 사이영상은 물론 유력 MVP 후보로 꼽히는 커쇼가 이번 가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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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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