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51, 남)는 지난 2008년 2월 개인회생을 신청해 2011년 5월 채무면책을 받은 후 부모의 교통사고 입원으로 병원비와 생활비 용도로 금융기관 3곳으로부터 6000여 만원을 대출받아 상환 중이었다. 갑자기 다니던 회사의 경영난으로 급여가 줄어들자 대출금 상환이 막막했던 A씨는 개인회생 신청을 위해 법무사 사무소를 방문해 상담을 받았다. 그는 이전 개인회생 신청 경험이 있다고 말했으나 사무장은 상관없으며 전과 동일하게 3년 정도 변제하고 나면 면책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A씨는 개인회생을 신청하면서 수임료 180만원은 대부업체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하지만 A씨는 날벼락같은 소식을 접했다. 면책 후 5년 미경과를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기각됐다. A씨가 이 점을 따지자 법무사무소는 분명 정확히 면책 후 5년 미경과자는 재신청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고 발뺌했다. 결국 A씨는 수임료 18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대부업체에 높은 이자만 갚아나가고 있다.
#법무사의 별제권 제도 설명 은폐로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병원 사무원인 B씨(43, 남)은 4인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지만 소득은 그대로고 부족 생활비를 대출로 메꾸다가 채무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으로 정보검색한 후 개인회생제도를 알게 됐다. B씨는 신용대출 4300만원, 보증서담보대출 1880만원, 부동산담보대출 8570만원, 대부업체 600만원 등의 채무를 지고 있다. B씨는 변호사 사무실을 두차례 방문해 상담 후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변호사는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부동산담보대출, 금융권, 대부업권 채무 모두가 조정돼 채무상환액을 줄일 수 있다고 답하며 개인회생 신청을 적극 권유해 올해 3월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하지만 1개월 후 부동산담보대출 채권기관으로부터 채권회수를 위한 법적 조치로 경매절차 진행사실을 통보받았다. 이에 B씨는 변호사에게 다시 문의한 후 그제서야 담보채무는 별제권이 인정돼 법원의 조정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변호사의 설명을 듣게 됐다. B씨는 당초 설명내용과 다르다며 항의하자 변호사는 개인회생을 취하하고 법적절차가 중단되는 신용회복위원회에 채무조정 지원을 신청하도록 권유했다. B씨는 개인회생 취하 후 신용회복위원회 개인워크아웃를 접수했으며 개인회생 신청비용 200만원은 돌려받지 못했다.
빚에 허덕이는 채무자들에게 개인회생이나 파산제도를 상술로 이용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주로 공적 개인회생 제도를 모르는 채무자들을 대상으로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를 통해 바이럴마케팅(입소문)으로 무분별한 채무구제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사실 신용회복기금, 국민행복기금 등 정책적으로 유사한 채무자구제제도가 시행되면서 일반인들은 공적·사적 채무조정제도를 비교 판단하기 어렵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법률서비스 종사자들이 개인회생 및 파산 등 법적구제제도를 상업적으로 활용한 마케팅들이 채무자들을 곤경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채무조정제도 가운데 법워의 개인회생 신청이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다.
18일 금융권과 법원통계월보, 신복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개인회생 신청자수는 5만706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52명(9.9%)이 늘었다.
2010년 4만7000명이었던 것이 2011년 6만5000명, 2012년 9만명, 2013년 10만6000명으로 빠르게 신청수가 늘게 됐다.
올해 상반기 신복위의 사적 채무조정 제도인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3만34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90명(11.4%)이 줄었다. 프리워크아웃(7825명) 신청자는 3381명(30.2%) 감소했다.
법원의 개인파산 신청자의 경우 2010년 8만5000명에서 2011년 7만여명, 2012년 6만200여명, 2013년 5만7000명으로 신청수가 줄고 있다.
개인회생 신청자수의 쏠림현상에는 법무사와 법률브로커들이 인터넷 까페나 블로그, 홍보성 뉴스기사 등으로 홍보하는 바이럴마케팅의 확산과 궤를 같이한다.
인터넷까페나 블로그를 통한 개인회생이나 파산관련 정보글을 일평균으로 따져보면 2012년 165건에서 2013년 325건, 2014년 421건이다. 이는 2012년의 일평균보다 2.6배나 많은 수치다.
이같은 바이럴마케팅의 확산에 따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지식 답변글을 통한 개인회생·파산 유도 웹페이지 이미지 캡쳐 ⓒ신용회복위원회
신복위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개인회생이나 파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함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개인회생이나 파산신청요건이 되지 않는데도 고비용을 부담하며 사건을 의뢰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명 법률사무소에 정식 소속이 아닌 브로커들이 길거리 현수막이나 전화 등을 이용해 무분별하게 개인회생, 파산제도를 권유해 상업적 목적에 의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검찰의 적발사례를 보면, 한 변호사 사무장은 2012년 3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개인회생 콜센터 운영자로부터 신청인을 알선 받아 개인회생사건 수임 후 알선대가로 2억3000만원을 교부받았다.
무자격 브로커가 2011년 9월부터 그해 12월까지 불법유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개인회생 등 신청인 정보를 모집하고 법무사 사무실에 알선한 뒤 대가로 1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피해가 확산되자 신복위는 사이버 홍보단인 '새로미 서포터즈'를 확대 발족해 포털사이트에 확산되는 불법정보 가시와 위원회 제도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네이버나 다음의 검색정책 개선을 요청했다.
하지만, 신복위의 인력과 예산으로 이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신복위 관계자는 "상업적 목적으로 다단계 형식이 확산되고 있는 법률브로커들의 바이럴 마케팅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채무에 대한 자기책임 인식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요선진국의 사전조정제도의 도입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파산제도 쏠림현상으로 이해 지난 2005년 파산법을 개정해 파산신청 이전에 신용상담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다. 면책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신용과 채무관리에 관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주 평균 이상의 소득이 있는 자에 대해서는 파산신청을 불허하고 개인 채무조정제도를 의무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파산신청 전에 비영리 신용상담기구와의 신용상담을 의무화했다. 며책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의 신용과 재무관리교육을 받드시 이수토록 하고 있다.
독일의 파산법에서 채무자는 법원에 대한 파산신청 6개월 이전에 채권자와 채무정리계획에 대한 합의를 위해 성실한 노력의무를 지게 하고 있다. 채무자와 채권자 간의 합의가 있고 그 합의에 담긴 내용을 이행할 경우 더 이상 책임이 없다. 면책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사전상담제도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한해 한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결국, 개인회생이나 파산제도를 악용한 상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채무자 본인 스스로 예방하는 방법 외엔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
빚 상환을 고민할 경우, 신복위나 국민행복기금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상담을 받은 후 개인 워크아웃과 같은 사적 채무조정 방법을 택할지 아니면 개인회생, 파산 등 공적 채무조정을 선택할지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례로 법원의 파산의 경우 장래소득으로는 채무상환이 불가능할 경우에 해당된다. 나이가 많지 않은 30~40대가 신청할 경우 미래 장래소득으로 채무상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면책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당장 소득이 없다면 개인회생 신청도 불가능하다.
최근 정부는 '맞춤형 채무조정 제도 개편'을 통해 신복위의 개인워크아웃이난 국민행복기금 등을 통해 사적 채무조정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공적 채무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마련키로 했다.
채무를 줄이기 위해서 신복위나 국민행복기금에 상담을 신청하면 사적 채무조정 지원이 불가능할 경우 공적 채무조정까지 확대지원하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무로 고통받는 서민들이 사적 채무조정 뿐만 아니라 공적 채무조정까지 본인에게 적합한 제도를 상담, 지원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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