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네덜란드]반할 감독은 아르헨티나 골키퍼 로메로와의 인연을 소개했다(자료사진). ⓒ 네덜란드 축구협회
명장은 명장인가 보다.
네덜란드가 아르헨티나와 승부차기까지 혈투 끝에 패퇴했다.
네덜란드(FIFA랭킹 15위)는 10일(한국시각) 오전 5시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서 열린 아르헨티나(FIFA랭킹 5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0-0에 그쳐 승부차기에 돌입했지만 끝내 2-4로 패했다.
아르헨티나가 브라질을 7-1 대파한 독일과 오는 14일 결승전을 치르는 반면, 2010 남아공월드컵 포함 준우승만 3번 차지한 네덜란드는 3-4위전으로 밀려나 브라질과 대결한다.
네덜란드 루이스 반 할 감독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략가' 반 할 감독은 아약스, AZ알크마르(이상 네덜란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클럽에서의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해 월드컵 우승도 기대케 했다.
경기 후 판 할 감독은 승부차기에서 ‘미친 선방’을 선보였던 팀 크룰을 투입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미 3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꺼내들어 크룰을 투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연장을 앞두고도 교체카드 1장을 아껴뒀지만 반 할 감독도 승부차기에 대한 부담을 느끼며 세 번째 카드를 썼다.
8강 코스타리카전에서 크룰 투입은 반 할 감독의 '신의 한 수'로 평가받았다. 크룰은 승부차기에서 묘한 신경전 속에 코스타리카 키커의 슈팅을 두 번이나 막아내며 팀의 4강을 이끌었다. 판 할 감독의 용병술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날은 세르히오 로메로(27·AS모나코)가 주인공이었다. 이날 로메로 골키퍼는 승부차기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네덜란드가 선축한 가운데 로메로가 1번 키커 블라르와 3번 키커 스네이더의 슈팅을 모두 막아냈다. 그러는 사이 아르헨티나는 1번 키커 메시를 비롯해 모두 안정적으로 성공시켰다.
반 할 감독도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 선방으로 네덜란드의 꿈을 좌절시킨 로메로 골키퍼 얘기가 나오자 “페널티킥 방어에 대해 내가 가르쳤었다”고 말했다.
반 할 감독은 로메로의 은사였다. 2004년 라싱 클럽(아르헨티나)에 입단한 로메로는 2007년 네덜란드 명문 알크마르로 이적했다. 당시 로메로는 알크마르에서 판 할 감독을 처음 만났다. 판 할 감독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알크마르 지휘봉을 잡았다.
앞서 로메로는 네덜란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판 할 감독은 나와 소통할 때면 스페인어를 사용했다. 덕분에 유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늘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은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한 바 있다.
한편, 네덜란드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을 들어 올린 것은 1986 멕시코월드컵이다. 마라도나가 현역으로 활약하던 시절이다. 이후 28년 동안 세계 최정상급 전력에도 우승컵은 품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과거 서독을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그때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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