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윌슨 방화에 타버린 류현진 10승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4.07.03 07:58  수정 2014.07.03 08:42

3-2 앞선 7회 마운드 내려와..윌슨 곧바로 3실점

10승과 다승 공동선두 꿈 모두 수포..팀도 4-5 역전패

류현진의 시즌 10승 날린 브라이언 윌슨. ⓒ 게티이미지

시즌 10승을 눈앞에 둔 류현진(27·LA다저스)이 브라이언 윌슨의 방화로 입맛만 다셨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4 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 호투 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투수 브라이언 윌슨 난조로 10승에 실패했다. 평균자책점(방어율)은 3.08로 조금 떨어졌다. 투구수는 101개.

류현진은 지난달 23일 샌디에이고전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챙긴 뒤 2경기 째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지난달 28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실책성 외야 수비로 2점을 헌납하며 7이닝 3실점 호투에도 패전투수가 됐고, 이날은 잠잠하던 윌슨의 방화로 승리를 날렸다.

류현진은 1회부터 불안했던 다저스 야수진들 탓에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삼진을 잡아내며 스스로 헤쳐 나갔다. 4회초 클리블랜드 고메스에게 2점 홈런을 맞긴 했지만 7이닝 동안 볼넷 하나 없이 삼진 8개를 낚는 등 클리블랜드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7회까지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킨 류현진은 8회 브라이언 윌슨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점의 리드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매 시즌 첫 목표라 할 수 있는 10승을 눈앞에 둔 상황이라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윌슨은 그 기대를 꺾었다. 최근 2경기 2이닝 무안타로 매팅리 감독 신뢰에 화답하는 듯했지만 이날 제대로 펀치를 날렸다. 윌슨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거푸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류현진을 통타해 투런포를 터뜨렸던 고메스는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대타 머피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의 시즌 10승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이 이날 10승을 거뒀다면 알프레도 사이먼(신시내티),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동료 잭 그레인키와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선두에 오를 수 있었다.

류현진의 10승을 날린 것도 모자라 NL 서부지구 선두를 넘보는 다저스 상승세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윌슨은 8번 마이크 아빌레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끝내 역전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하나 잡는 동안 윌슨은 무려 3실점(2안타 3볼넷-평균자책점 5.52)하며 류현진과 다저스 모두를 울렸다. 그나마 하웰은 윌슨이 남겨둔 주자들을 잡아내며 상황을 수습했다. 하지만 윌슨이 내준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저스는 4-5 역전패 당했다.

돈 매팅리 감독은 주전들에게 휴식 부여 차원에서 푸이그를 빼고 A,J 엘리스를 2번으로 기용하는 등 파격적인 라인업을 들고 나왔지만 타선은 클리블랜드 선발 트래버 바우어를 공략하지 못했다. 답답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9번타자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3회말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뽑은 데 이어 0-2 뒤진 5회말 2사 1루에서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첫 타점까지 올렸다. 류현진에게 얻어맞은 바우어는 급격히 흔들리며 연달아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이 찬스에서 이디어가 2타점 적시타로 3-2 역전을 완성했다.

공수 양면에서의 류현진 맹활약은 윌슨 앞에서 모두 묻혔다. 마무리투수로 2010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이 됐던 윌슨은 부상 후유증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뒤 지난 시즌 중반 다저스와 계약, 18경기 13.1이닝 평균자책점 0.66의 준수한 성적으로 다저스의 확실한 셋업맨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1년 1000만 달러에 재계약했지만, 올 시즌에는 잦은 방화와 함께 팀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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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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