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게임 뛰어든 코넥스…신의 한수는 '머니'

이미경 기자

입력 2014.06.30 15:03  수정 2014.06.30 15:06

<코넥스 시장 명암-①>자금조달 역할 기능 긍정평가 VS 거래량, 거래대금 부진 최대 걸림돌

주식시장이 장기 침체 그늘을 좀처럼 벗지 못하는 가운데 1년 전 코넥스라는 새로운 시장이 문을 열었다. 당시 기관투자자,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 등의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이 시장에 대한 성장 기대감도 높았다. 1년여 지난 현재 시가총액 규모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자금조달 기능 등 어느정도의 구색을 갖췄다는 평가지만 거래부진이라는 암초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대만큼 실망이 큰 걸까. 개설 1년을 맞아 코넥스 시장에 대한 명암을 비춰보고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와 시장이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미니게임 뛰어든 코넥스…신의 한수는 '머니'
②코넥스의 승부수 "손톱 밑 가시는 뽑아야 제맛"

'창조경제의 마중물', '벤처·중소기업의 구원투수', '코스닥 인큐베이터' 등 각종 꼬리표가 붙으며 개장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코넥스 시장이 오는 7월 1일 첫 돌을 맞는다.

주식시장 빙하기에 구원투수로 나선 코넥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만큼 마중물 역할을 못했다는 실망감도 큰 상황이다.

지난 5월 29일 열린 '코넥스 시장 상장법인 합동 IR에 참가한 코넥스 상장법인 대표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한국거래소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설된지 1년여가 되는 지난 27일 기준 코넥스 상장 종목수는 55개사, 시가총액은 1조1815억원을 기록했다.

처음 개설 당시 21개 상장사와 4688억원 규모의 시가총액에서 1년만에 외형은 2배 이상 커졌다. 코넥스 시장 개설 초기의 목적대로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코넥스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도 늘어났다.

코넥스 시장은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의 기치로 내걸었던 만큼 그간 성과에 대한 이목이 집중돼 왔다.

관심이 높은 탓에 코넥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개설 초기부터 지금까지 긍정과 부정의 견해가 팽팽이 맞서왔다.

시장에서는 코넥스 시장이 최근 몇년째 침체 일로를 겪고 있는 주식시장에 그나마 활기를 불어넣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범 정부차원의 관심속에서도 코넥스 시장이 거래침체에 돌파구가 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동시에 일고 있다.

이러한 두가지 견해가 엇갈리는 가운데 코넥스 시장이 유동성 문제에 봉착하긴 했지만 초기의 목적인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역할에서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1년간 전체 코넥스 상장사 가운데 12개사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486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전체 20% 정도의 기업들이 코넥스 시장을 통해 자금 조달에 성공한 셈이다.

코넥스 상장 이전에는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 조차 힘겨웠던 기업들도 상장 이후에 유상증자와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쉽게 자금을 조달했다.

55개 상장사 가운데 올들어 옐로페이가 지난 1월 22억7000만원 규모의 첫 공모 유상증자에 성공한데 이어 청광종합건설이 7억5000만원을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치하는 등 자금조달 성공사례가 잇따라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개설이후 1년을 돌아봤을때 코넥스 시장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기업의 자금 공급 역할은 비교적 잘됐다고 본다"며 "코넥스 시장이 거래소 영역에 들어오면서 유동성과 거래가 유독 강조되는 측면이 있지만 좀 더 객관적인 평가 기준으로 볼 때 이 시장에서는 거래기준을 놓고 실패 여부를 가리는 것이 맞지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 1호 기업이 탄생함으로써 초기의 존재이유였던 인큐베이터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높아졌다.

거래소 측은 '아진엑스텍'을 시작으로 연내 10개 기업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의 상장 이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개설부터 꾸준히 지적되어 온 거래량과 거래대금 부진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작년 개설 첫달인 7월에 거래대금과 거래량 일평균은 각각 4억3800만원, 7만1030주에서 올해 5월 기준 거래대금(1억9359만원), 거래량(2만5887주)이 작년 7월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1년새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억9269만원이고, 거래량은 6만706주에 그쳤다.

이같은 거래부진의 원인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장기업수가 한 몫하고 있다.

상장기업수가 적어도 200개까지는 늘어나야 거래량·거래대금이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거래소 측은 연내 1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지만 부진한 거래 탓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상장기업이 늘어나야 거래량도 증가하고 자금조달하는 기업이 점점 많아지면서 코넥스 시장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는데 거래부진은 벤처기업으로 하여금 코넥스 시장 진입을 꺼리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때문에 상장기업수를 늘리려면 지정자문인의 역할이 이전보다 더 중요하게 부각되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정자문인은 코넥스 시장에 진입할만한 기업들을 적극 발굴해 상장을 시켜야하는 만큼 코넥스 시장 활성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지정자문의 수수료는 5000만원 수준으로 높지 않고 이외에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정자문으로 등록한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기업 발굴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크지 않아 지금 당장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미리 씨앗을 뿌리는 작업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기업 발굴에 나서야한다"며 "지금은 비록 코넥스에서 시작해도 코스닥을 거쳐 유가증권으로 올라가는 과정까지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수익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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