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과 말실수 '황소' 송영길이 걷는 재선의 길이란...

윤정선 기자

입력 2014.05.30 14:50  수정 2014.05.30 15:03

<측근들에 듣는다 우리 후보는요⑥-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

24평 전세아파트와 지하철 출퇴근…청렴함 강점으로 꼽아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의 가장 큰 장점으로 통하는 것이 청렴이다. 하지만 그의 큰 덩치에서 나오는 말 실수는 최대 약점으로 꼽히기도 한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그 친구는 아직도 24평 전세아파트에 살고 있다. 청렴한 후보다.”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의 측근들은 그의 강점으로 청렴함을 꼽았다. 또 청렴함이 인천시 부채문제를 줄여나갈 수 있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그의 약점을 꼽는 물음에는 망설임 없이 스킨십 부족과 말실수를 들었다. 또 큰 체구에서 나오는 위압감 때문인지 조그만 실수에도 ‘건방지다’는 오해를 사기 쉽다며 아쉬워했다.

송 후보는 지난 1999년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공교롭게도 당시 송 후보가 선거에서 맞붙은 상대 후보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다.

송 후보는 그해 선거에서 10%p 이상 차이로 안 전 시장에게 밀려 낙선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송영길이 ‘듣보잡’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의 투박한 외모와 큰 체구도 마이너스효과로 작용했다.

송 후보 캠프 관계자는 “송영길 외모가 40~50대 여성유권자의 표심을 끌기에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뚜렷한 이미지가 없었던 송영길은 안상수와 풍기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표심도 갈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표심 쫓아 만든 별명 ‘황소’…일 많이 하는 후보 송영길

다음 해 총선을 준비하면서 송영길은 자신의 단점을 오히려 부각했다. 이때 만들어진 별명이 ‘황소’다.

수도권 한 재선의원은 “송영길이 재보궐선거에서 떨어지고 총선을 준비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별명을 만들었다”며 “이때 나온 게 송영길의 투박한 외모와 큰 체구 이미지를 녹여낸 황소”라고 설명했다.

송영길은 지난 2000년 총선 선거운동을 하면서 황소 실물 크기 모형을 유세차량에 싣고 다녔다. 자신의 단점을 친숙한 황소 이미지로 바꿔놓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그해 총선에서 송영길은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후 송영길이 인천시장에 당선되면서 황소이미지는 선거용 이미지가 아닌 그의 업무스타일을 대변하게 된다.

대학시절부터 송영길의 오랜 친구인 우상호 새정치연합 의원은 “송영길이 일하는 모습을 보면 우직하고, 어마어마한 열정으로 황소처럼 밀어붙인다”고 강조했다.

송 후보의 대변인을 맡은 윤관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부채문제를 포함해 안상수 전임시장이 벌여놓은 일을 송 후보가 수습했다”며 “송 후보는 인천시장 재임기간 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인천시민을 위해 일했다”고 송 후보를 치켜세웠다.

안상수와 송영길, 송영길과 유정복… 끝나지 않은 부채 논쟁

송영길 후보의 주변인은 송 후보의 강점을 내세우면서도 하나같이 안 전 시장을 거론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송영길은 인천이 파산직전이라며 안 전 시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안 전 시장은 인천시 재정문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맞섰지만, 결과는 송영길의 승리였다.

이 때문에 지금의 송 후보와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의 부채논쟁은 지난 지방선거를 방불케 한다. 송 후보는 인천시 재정문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유 후보는 악화됐다며 물러서지 않는다. 4년이 지나 여야가 바뀌었을 뿐 똑같은 공방이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재선의 길에서 거리의 시민들과 접촉하고 있는 송영길 후보.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송 후보 캠프 관계자는 “송영길은 아직도 24평 전세아파트에 살고 있다”며 “재물 욕심이 없는 청렴한 후보가 어떻게 부채를 늘렸겠느냐”며 되물었다.

그러면서 “송 후보가 지난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부채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재선에 성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부채논쟁의 당사자이자 전임시장인 송 후보가 열세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안 전 시장도 마치지 못한 일을 해야 한다며 표심을 구했고, 재선에 성공했다. 부채논쟁이 송 후보에게 무조건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송영길 단점은 ‘스킨십’과 ‘말실수’… 선거 최대 변수

송영길은 거침없는 말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수차례 입방아에 올랐다. 대표적으로 ‘폭탄주 발언’이 있다. 송 후보는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때 폐허가 된 연평도에서 소주병을 들며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국회의원 배지를 막 달았던 해 송영길은 5·18 전야제 술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물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술자리 관련 루머로 진통을 겪기도 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 송 후보는 스킨십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 의원은 “정치인은 소탈하게 웃으면서 ‘막걸리 한잔 하자’ 이러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이 친구는 이런 게 없다”며 “(송 후보가) 일 열심히 하고 잘한다는 평도 있지만 스킨십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거기간이 가까워지면서 송 후보와 유 후보 간의 네거티브가 과열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인천과 같이 부동층이 많고,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에서 후보자 자질을 의심케 하는 말실수가 나온다면 표심은 크게 뒤집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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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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