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10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경기서 3안타 2타점을 몰아친 박정준의 활약과 선발 이재학의 호투에 힘입어 4-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NC는 넥센에 이어 두 번째로 20승 고지를 밟았고, 하루 만에 다시 2위 자리를 되찾아 창단 첫 포스트시즌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 감독들은 이변을 일으킬 1순위 후보로 NC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 역시 “우리가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예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NC가 1군 무대 2년 차 만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전력의 핵이라 불리는 외국인 선수가 타 팀에 비해 1명 더 많으며,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하던 유망주들이 NC 유니폼을 입은 뒤 기량을 만개하고 있다. 여기에 구단 측도 아낌없는 투자로 전력상승을 배가시키고 있다. NC는 지난해 이호준, 이현곤을 영입한데 이어 올 시즌도 경험이 풍부한 이종욱, 손시헌 등을 FA로 데려왔다.
그렇다면 NC가 가을 야구에 참가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시즌 일정의 4분의 1 정도를 소화한 가운데, NC는 살얼음판 2위를 지키고 있다. 선두 NC과 반 경기차에 불과하지만 3위 삼성(0.5경기 차), 4위 롯데(1.5경기 차)의 추격도 만만치가 않다. 여기에 6~7위권인 SK와 KIA와의 승차도 4경기 차 밖에 되지 않아 자칫 연패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순위가 급전직하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NC는 지난 2012시즌 넥센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넥센은 정규시즌 MVP 박병호를 비롯해 3명의 골든글러버(박병호, 서건창, 강정호)와 신인왕(서건창)을 배출해냈다. 아쉽게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놓친 나이트까지 포함하면,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전력이었다.
실제로 당시 넥센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지 않아 보였다. 가장 먼저 20승 고지를 밟은데 이어 5월 들어 8연승 포함 1위를 내달렸다. 이후 전반기를 3위로 마감하며 희망의 끈을 이어간 넥센이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거짓말 같은 추락이 시작됐고 결국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넥센의 실패 요인은 경험 부족과 두텁지 못한 선수층이었다. 특히 선발에서 마무리 손승락까지 이어줄 허리진이 약했고, 고비 때마다 과감한 작전을 펴지 못한 김시진은 경질 수순을 밟고 말았다. 선수들 역시 기나긴 페넌트레이스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애를 먹었다.
올 시즌 NC도 넥센과 비슷하다. 평균자책점 2위(2.65)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 이재학을 비롯해 마무리 김진성도 8세이브로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공격에서도 박민우(타율 9위)와 나성범(홈런 공동 5위)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다만 이들의 최대 약점은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는 고사하고 경험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물론 NC에게는 넥센에 없었던 특별한 무기가 있다. 바로 베테랑 선수들이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NC 이적 2년 차인 주장 이호준은 올 시즌도 타율 0.275-7홈런(공동 5위)-29타점(2위)으로 왜 ‘인생은 이호준’인지 설명하고 있으며, 또 다른 베테랑 이종욱, 손민한도 각자의 보직에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백전노장인 이들은 존재감뿐만 아니라 공헌도 면에서도 손가락을 치켜세우기 충분하다.
1988년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는 창단 3년 만에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이정훈, 이강돈, 장종훈, 강석천, 이상군 등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은 이끈 이는 다름 아닌 프로 초대 우승 감독인 김영덕 감독이었다. 1000경기 이상 지휘하며 6차례 가을잔치에 참가하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영광을 이끈 김경문 감독이 빙그레의 기록을 1년 앞당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