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키타카의 한계?’ 뮌헨과 바르사 어떻게 달랐나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4.30 10:01  수정 2014.05.01 15:17

티키타카 입힌 뮌헨, 강팀 앞에 무력화

패스 최적화된 바르셀로나 전술과 구성

뮌헨에 티키타카는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 게티이미지

‘티키타카’의 한계를 드러낸 바이에른 뮌헨이 레알 마드리드에 완패하며 2년 연속 챔스 우승에 실패했다.

뮌헨은 30일(이하 한국시각), 풋볼 아레나 뮌헨(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3-14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홈 2차전에서 세르히오 라모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각각 2골씩 내주며 0-4 대패했다.

이로써 지난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뮌헨은 홈에서도 패하며 1~2차전 합계 0-5로 무릎을 꿇었다. 반면, 호날두가 한 시즌 최다골(16골) 신기록을 세운 레알 마드리드는 12년 만에 결승에 오르며 사상 첫 10회 우승(라 데시마)을 노리게 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던 뮌헨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며 전술의 완성도를 이뤘다. 티키타카라는 새로운 옷을 입은 뮌헨은 가뜩이나 강력한 공격에 점유율까지 더해 분데스리가는 물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상대를 초토화시켰다. 그러면서 AC 밀란의 1989~90)에 이어 24년만의 2회 연속 유럽 정상도 어렵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완벽한 준비 앞에 뮌헨은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과거 FC 바르셀로나를 세계 최강으로 이끌었던 과르디올라 감독 입장에서 이번 4강전의 완패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그렇다면 올 시즌 뮌헨과 과르디올라 감독이 두 번째 빅이어를 들어 올렸던 2011-12시즌의 바르셀로나는 어떻게 달랐을까.

먼저 리그 사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달 헤르타 베를린전 승리 후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지었다. 27경기 만에 기록한 역대 최소경기 우승이다.

하지만 우승 확정 후 무기력해진 선수들은 목표를 잃은 듯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후 5경기 2승 2무 1패를 기록 중이며 이 가운데 도르트문트에게는 0-3으로 대패하기도 했다. 시즌 막판이라 체력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다잡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바르셀로나도 시즌 막판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뮌헨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면 바르셀로나는 마지막까지 레알 마드리드의 거센 추격을 뿌리쳐야 했다.

게다가 보름에 걸쳐 ‘엘클라시코 4연전’과 마주해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리그 경기에서 1-1로 비겼고, 챔스 4강에서는 2-0 승리 후 1-1 무승부로 결승에 올랐다. 다만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는 0-1로 패해 1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나 선수 구성이다.

올 시즌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했다. 의구심도 있었다. 좌우 윙포워드인 프랭크 리베리와 아르연 로번의 활용여부였다. 둘은 빠른 발과 뛰어난 개인기를 앞세운 돌파에 최적화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뮌헨식 티키타카는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리베리와 로번은 역습을 자제하는 대신 동료들과의 호흡을 우선 시 했고, 그 중심에는 딥 라잉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패스 공급이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공격 전개가 레알 마드리드 등 강팀들을 상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레알 마드리드는 그동안 숱한 엘 클라시코를 치르며 ‘티키타카’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상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공격수 봉쇄보다는 미드필드 장악에 나서며 패스 흐름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뮌헨이 올 시즌 홈 첫 패를 당한 맨체스터 시티와의 조별리그도 좋은 예다. 제임스 밀너, 페르난디뉴, 하비 가르시아로 구성된 맨시티 미드필더들은 중원을 완벽히 장악한 대신 슈바인슈타이거가 빠진 뮌헨의 허리는 헐거웠다. 당시 맨시티는 뮌헨 원정에서 3-2 승리를 거뒀다.

13-14 뮌헨 vs 11-12 바르셀로나. ⓒ 데일리안 스포츠

반면, 4-3-3 포메이션의 바르셀로나는 티키타카를 구사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53골을 몰아친 메시를 차치하더라도 ‘패스 마스터’ 샤비 에르난데스의 창의성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그렇다고 샤비만을 묶어둘 수 없는 노릇이었다. 메시의 경기 지배력이 워낙 컸던 데다가 이니에스타의 킬 패스는 상대 수비라인에 대혼란을 야기했다. 매 경기 7~80% 볼점유율을 기록한 덕분에 풀백인 다니 알베스가 윙어로 착각될 정도였다. 결국 패스 능력만을 감안하면 현재 뮌헨 선수들은 2년 전 바르셀로나에 못 미쳤다.

2011-12 바르셀로나는 코파 델 레이(준우승)를 제외하면 참가한 모든 대회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총 60경기를 펼쳤고 44승 11무 5패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그러면서 147득점-36실점이라는 엽기적인 성적까지 남긴 바르셀로나다.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은 53경기를 치렀고, 41승 6무 6패를 기록 중이다. 143득점-43실점으로 골득실 역시 바르셀로나 못지않게 압도적이다. 하지만 당시의 바르셀로나는 거칠 것 없어보였고, 지금의 뮌헨은 강팀 상대로 뚜렷한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이는 ‘티키타카’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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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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