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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에 북의 조문은 4차 핵실험 '큰 한방'?


입력 2014.04.23 15:46 수정 2014.04.23 15:48        김소정 기자

전문가들 "대내외적으로 공표…외부 변수 없는한 강행 가능성"

최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 차량이 증가하고 흙 되메우기를 하는 등 특이활동이 포착되면서 4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미 정보당국은 23일 북한이 최근 언급한 ‘4월30일 이전에 큰 한방’이 실제 도발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그 시기나 또 다른 도발 가능성에 대해 정보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앞서 국방부는 22일 “현재 북한은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에 와 있다”면서 “최근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다수의 활동들이 감지되고 있고, 계측장비 설치나 통신선 연결 등 임박 징후로 볼 수준에 와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이례적으로 수집된 첩보를 직접 거론, “북한에서 ‘4월30일 이전에 큰 일이 일어날 것이다. 큰 한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고, 또 ‘4차 핵실험이든 전선에서 문제가 나든 지금 심각한 긴장이 생기기 직전의 분위기’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달 30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서 “적들이 상상하기도 힘든 다음 단계 조치”라거나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거론한 바 있다. 특히 “다종화된 핵 억제력을 각이한(각각 다른) 중장거리 목표들에 대해 각이한(각각 다른) 타격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형태”라고도 설명했다.

따라서 전문가들도 이미 북한이 4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상태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정치적 판단만 남겨둔 상태로 분석했다. 북한은 2006년 이후 지금까지 3차례 핵실험을 하면서 매번 외무성의 발표를 통해 국제사회에 예고한 뒤 한 달 이내에 실제로 핵실험을 해왔다.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과 관련해) 대내외적으로 공표한 메시지가 상당하다. 또 대내적으로 미국을 상대로 강력히 맞서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시키는데 열중하고 있는 데다 핵무기 기술을 일보 진전시켜야 하는 기술적 동기도 큰 만큼 특별한 외부 변수가 없는 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의 대 중국 무역량이 90%에 달하는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과 중국이 대결하는 구도에서 북중 동맹이 쉽게 파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전제로 깔고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판단했다.

북한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 발언에 이어 ‘큰 한방’을 거론한 만큼 이번 4차 핵실험은 여러 핵실험을 동시다발적으로 하거나 기존의 플루토늄탄 대신 아직 공개하지 않은 고농축 우라늄탄이나 1.5세대 핵폭탄으로 불리는 증폭핵분열탄을 실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1세대 원자탄을 만든 나라들 대부분이 우라늄탄을 개발 성공시키기까지 3년여 정도 소요된 만큼 북한도 이번에 우라늄탄을 실험하고 직접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거나 방사능 가스를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공개할 수 있다. 또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증폭핵분열탄 실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도 앞서 북한이 3차례 핵실험을 전후로 외무성 성명을 발표한 관행이나 작년 2월12일 3차 핵실험을 끝낸 지 1년여가 흐른 점에서 북한이 이번에 4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신 대표는 북한의 4차 핵실험 형태에 대해 “북한은 이미 원심분리기 2000개를 공개한 적이 있고 이를 1년 내내 돌렸다면 우라늄 핵폭탄 한 개를 만들 수 있는 핵원료가 나오게 된다”며 “이번에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자원이 고갈되어가는 풀루토늄탄보다 계속 생산되는 우라늄탄일 가능성이 높고, 파키스탄처럼 하루에 3번 연속 핵실험을 해서 아예 핵보유국으로 비공인을 받아버리겠다는 계산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신 대표는 이어 북한의 4차 핵실험 시기에 대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시기를 노려 미국을 극도로 자극하는 방법도 주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25일에 한국을 방문하고 그 다음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순방하는데 이 시기를 틈타 기습적인 핵실험을 해서 미국의 신경을 최대한 자극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이번 달 안에 핵실험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북한의 핵실험 시기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일인 25일은 북한의 군 창건일이기도 해서 이 날을 맞추기보다는 북한이 언급한 ‘30일 이전’이라는 말처럼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직후에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 있다”고 내다봤다.

유 원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큰 한방’이라며 엄포를 놓은 이상 핵실험이나 사거리 3000㎞의 무수단 탄도미사일 정도는 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밖에 우리 쪽에서 당장 응징하기가 어려운 사이버 테러의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고, 정기적으로 북한 항공을 떠다니는 미국과 우리 군 정찰기에 충격을 가하는 방법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중국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23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북한 외무성과 대변인의 태도로 볼 때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의 뤼차오 연구원은 신문에 게재한 별도의 글에서 “북한은 핵실험 시기 선택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중요한 시기 또는 기념일, 한미 연합훈련 시기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22일(현지시각) “지난 3월 초부터 이달 19일까지 촬영한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4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움직임이 부쩍 증가했으나 과거 세차례 핵실험을 강행하기 이전에 포착된 만큼은 아니다. 오는 25~26일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기간 핵실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을 내놓았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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