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압박 LG' 부산KT 잃을 게 없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3.22 11:50  수정 2014.03.22 11:53

정규시즌 5위로 4강 PO에 올라 우승후보 창원LG 대결

잃을 것 없고 경험도 풍부..전창진 지도력 우승 부담 LG 파고드나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불투명하다던 KT가 4강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놀라운 반전이다. ⓒ 부산KT

‘다크호스’ 부산 KT가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한다.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한 부산 KT는 20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서 열린 ‘2013-14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4위 인천 전자랜드를 3승2패로 제압,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사실 KT는 올 시즌 약체로 지목됐다. KT 전창진 감독은 시즌 개막전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가 꼴찌후보'라고 엄살을 떨기도 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KT는 눈에 띄는 전력보강이 없었던 데다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국가대표 주전슈터인 조성민을 제외하면 특별히 우위를 점하는 포지션이 하나도 없었다.

시즌 중반 4:4 트레이드로 분위기 전환을 꾀하기는 했지만 정규리그 때까지만 해도 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자랜드와의 6강 대결을 놓고 열세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자 KT는 또 달라졌다. 끈끈한 투지와 집중력을 앞세워 전자랜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성적에 마음을 비운 듯했던 전창진 감독도 정작 코트에서는 매 경기 허를 찌르는 용병술과 매서운 승리욕을 드러내며 자존심을 세웠다.

MVP 후보로 꼽히는 조성민은 여전히 꾸준했고, 정규시즌 기대에 못 미쳤던 전태풍과 파틸로의 동반 각성, 그리고 노장투혼을 불사른 송영진의 깜짝 활약이 더해지며 경험부족을 드러낸 전자랜드에 승부처에서 앞섰다.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불투명하다던 KT가 4강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놀라운 반전이다. 전창진 감독이 부임한 2009년 이후만 놓고 보면 벌써 4번째 4강 진출이다. 매년 KT의 전력이 그리 높게 평가받지 않았고, 외부에서의 선수보강도 그리 활발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매우 인상적인 성적이다.

KT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T는 22일부터 정규리그 우승팀 창원 LG와 4강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LG와의 차이는 크다. 더구나 정규리그 종료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LG에 비해 KT는 전자랜드와 최종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러 단 하루의 휴식밖에 없었다. 모든 면에서 KT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그래도 KT의 믿는 구석은 여유와 경험이다. KT와 LG 모두 아직 챔피언전 우승 경험이 없다. 하지만 KT가 올 시즌 4강 진출만으로 예상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에 비해 LG는 첫 우승에 대한 강박감이 크다. KT는 잃을 것이 없고, LG는 이겨야 본전이다.

또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많은 KT에 비해 LG에는 문태종을 제외하면 젊은 선수들이 많다. 단기전에서의 경험의 차이는 미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T가 프로농구 역사상 단 한 번도 없는 정규시즌 5위의 챔프전행이라는 기적을 일으킬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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