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개의 금메달이 나올 것으로 보였던 4일차 일정이었지만 단 1개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모태범(25)은 10일(한국시간)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2차 시기에서 34초85로 골인, 1~2차 합계 69초69로 4위에 머물렀다.
이날 모태범은 무른 빙질로 인해 스타트에서 자신감을 보이지 못했고, 개인 최고 기록(34초28)보다 0.6초가량 늦은 기록을 보이고 말았다. 여기에 중장거리의 강자로만 여겨졌던 네덜란드가 금, 은, 동을 모두 싹쓸이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모태범의 대회 2연패를 가로 막고 말았다.
앞서 펼쳐진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도 대표팀은 노메달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준결승까지는 출전 선수 3명이 모두 결선행을 바라봤지만 신다운과 박세영이 탈락했고, 4바퀴를 남기고 넘어진 이한빈이 어드밴티지를 얻은 것이 위안이었다.
막상 결승에서는 러시아로 귀환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분전이 돋보인 가운데 홀로 레이스를 펼친 이한빈은 6위에 그치고 말았다.
당초 남자 1500m은 금메달 전망이 밝지 않았지만, 최소 동메달 이상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의 지나친 긴장과 미숙한 레이스 운영은 세계적 강자들을 제치기에 무리였다.
이로 인해 이번 올림픽에서 12개(금4, 은5, 동3)의 메달을 수확해 3회 연속 종합 10위 이내에 진입하겠다는 대표팀 목표에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아직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의 일정이 많이 남아있고, ‘피겨 여왕’ 김연아도 올림픽 2연패를 위해 곧 소치에 입성하기 때문에 섣부른 속단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칫 메달에 대한 부담감이 선수들을 짓누를 수도 있기 때문에 마수걸이 금메달 획득이 절실한 상황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금메달 도전에 나서는 다음 주자는 다행히 ‘빙속 여제’ 이상화다. 이상화는 대회 5일차인 11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종목에 출전한다.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어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은 이상화의 차지가 될 공산이 크다.
이상화는 지난 밴쿠버올림픽에서 1~2차 시기 합계 76초09로 당시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예니 볼프(독일)를 꺾고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후 월드컵 시리즈에서 세계 기록을 잇따라 경신, 적수가 없는 최강자 위치로 올라섰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대표팀이 메달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중압감을 안고 빙판 위에 서야한다. ‘이상화의 라이벌은 이상화’라는 말처럼 부담을 떨치기만 한다면 무난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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