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출한 옵션?’ 다나카, 다르빗슈·마쓰자카와 다른 이유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1.24 10:28  수정 2014.01.24 10:35

양키스와 7년간 1억 5500만 달러 '투수 역대 5위'

옵션 대신 보장액 크게 높여 선수 마음 사로잡아

옵션 대신 보장액을 높게 받은 다나카. ⓒ mlb.com

“세계 최고의 투수가 되겠다!”

뉴욕에 입성한 FA 최대어 다나카 마사히로(26)가 당찬 포부를 밝혔다.

다나카는 23일(한국시각) 뉴욕 양키스와 정식으로 계약에 합의했다. 액수는 7년간 1억5500만 달러(약 1664억원)로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비싼 몸값이다. 또한 다나카는 현역 투수 중 클레이튼 커쇼, 저스틴 벌랜더, 펠릭스 에르난데스, CC 사바시아에 이어 역대 5번째로 높은 액수를 기록하게 됐다.

다나카는 양키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오늘 양키스와 정식으로 합의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진출을 도와주신 관계자와 팬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양키스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나를 가장 높게 평가해 준 곳이 양키스였다. 양키스는 세계적인 명문팀이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목표는 세계 최고의 투수다.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투수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역시나 다나카의 세부적인 계약 조건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계약 및 옵션에 따르면, 일단 다나카는 올 시즌부터 2019년까지 6년간 220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하고 계약 마지막 해에는 23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옵션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다나카는 2017시즌 후 자신이 계약을 파기해 FA를 선언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삽입했다. 옵트아웃이 발동되기 위한 특별한 조건은 없으며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도 얻어냈다.

세부적인 사항으로 들어가면 조금 더 단순해진다. 다나카는 3만 5000달러의 이사비용을 지원받으며, 10만 달러의 거주비, 통역사에게 8만 5000달러 지급, 그리고 일본과 뉴욕을 네 차례 오갈 수 있는 1등석 항공권을 옵션으로 넣었다.

이는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마쓰자카 다이스케, 다르빗슈 유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적은 옵션이라 할 수 있다.

2007년 보스턴과 6년간 5200만 달러에 계약한 마쓰자카는 다나카가 보장받은 옵션은 마이너리그행 금지, 물리치료사, 마사지사, 링컨 타운 카 또는 동급 차량제공, 홈구장 필드박스 2개석 티켓, 팀 내 일본 미디어 고용, 등번호 18번 확보 등의 무수한 옵션들을 붙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인왕, 사이영상, MVP, 골드글러브, 올스타 출전 등 이른바 퍼포먼스 옵션 등을 다양하게 삽입해 수령할 수 있는 액수를 최대한으로 늘렸다. 다만 아쉽게도 마쓰자카가 챙겨간 보너스는 제로였다.

다르빗슈의 경우 옵션을 한층 더 강화했다. 다르빗슈는 2012년 텍사스와 6년간 5600만 달러에 계약했는데 마쓰자카급의 퍼포먼스 옵션뿐만 아니라 사이영상 투표에 따른 옵트 아웃, 부상 없이 로스터 유지할 경우 보너스 등을 마련했다.

특히 다르빗슈는 지난해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차지, 앞으로 사이영상을 거머쥐거나 두 차례 더 4위 안에 들 경우 계약 마지막 해에 FA를 선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나카에게는 왜 퍼포먼스 옵션이 붙지 않았을까. 그가 마쓰자카, 다르빗슈와 비교해 옵션이 단출한 결정적 이유는 역시나 천문학적인 계약 액수 때문이다.

앞서 보스턴과 텍사스는 마쓰자카, 다르빗슈와의 단독 교섭권을 얻기 위해 5000만 달러 이상의 포스팅 액수를 적어냈다. 결국 이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다르빗슈에게 투자한 총 금액은 1억 1170만 달러가 되며, 마쓰자카 역시 1억 310만 달러에 이른다. 이들 역시 어마어마한 몸값을 형성한 셈이다.

물론 다나카는 이들보다 4~5000만 달러 이상을 더 받아냈다. 대박의 요인은 역시나 개정된 포스팅시스템 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가장 높은 입찰액을 써낸 단 1팀이 단독 교섭권을 얻는 방식이었다면, 올 시즌부터는 복수의 구단이 상한선 2000만 달러만 제시하면 누구나 교섭권을 가질 수 있도록 개정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온 다나카는 여러 팀들과 만나며 계약 조건을 조율했고, 이 과정에서 몸값이 크게 뛰며 잭팟이 터졌다. 여기에 양키스는 옵션을 제외하는 대신, 보장금액을 크게 높여줌으로 해서 다나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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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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