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 FA 이용규·정근우, 빤한 한화 사정 알기에?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3.11.15 14:22  수정 2013.11.15 14:51

원 소속팀 우선협상기간 끝나면 '큰 손' 한화 덤벼들 것 예상

구단에 대한 서운함도 있지만 시장 흐름과 구조 정확히 파악

이용규는 “KIA에서 다가오는 것도 느끼지 못했고 나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며 "협상을 위해 광주로 내려갈 생각이 없다”며 15일 사실상 결렬을 선언했다. ⓒ KIA 타이거즈

올 겨울 대어급 FA로 꼽히는 국가대표 톱타자들의 행선지를 놓고 이런 저런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원 소속 구단의 우선협상기간은 불과 하루 남았다. 하지만 KIA나 SK나 이용규와 정근우의 마음을 붙잡지 못했다. 이용규(28)-정근우(31) 등이 원 소속팀과의 협상이 지지부진, 굵직한 FA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노리는 팀들을 설레게 한다.

특히, 이용규는 “KIA에서 다가오는 것도 느끼지 못했고 나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며 "협상을 위해 광주로 내려갈 생각이 없다”며 15일 사실상 결렬을 선언했다.

우선협상기간이 하루 남았음에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협상이 아닌 통보하겠다는 태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얘기다. KIA와 이용규는 지난 10일부터 3차례 만났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다. 오히려 지금 상황으로서는 이용규가 KIA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FA 선수 가운데 최고 레벨의 합당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 말했던 정근우 역시 지난 13일 SK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도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원 소속 구단을 향해 큰 소리 칠 수 있는 배경에는 전성기에 접어든 나이인 데다 리그 정상급 1번 타자로 가치가 높다는 것도 있지만, 과열된 FA 시장의 흐름과 구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 소속팀 협상기간이 끝난 뒤에는 올 겨울 스토브리그의 ‘큰 손’ 한화가 기다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 시즌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류현진을 LA 다저스로 보내면서 약 280억 원의 두둑한 돈을 챙겼다.

지난 겨울 류현진이 남기고 간 선물을 전혀 활용하지 못한 채 FA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또 꼴찌의 수모를 당해 팬들도 이번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한화는 2009년 꼴찌로 추락한 이래 최근 5시즌 4차례나 꼴찌 수모를 당했다. 2011년 한 차례 6위로 '깜짝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내내 바닥을 면치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다. 꼴찌 탈출을 위해서라도 ‘당장 전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소 탈꼴찌를 위해서라도 이용규와 정근우 모두는 한화가 필요로 하는 자원들이다. 톱타자와 수준급 내야수가 없어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던 한화로서는 군침이 도는 카드다. 일각에서는 한화가 둘 모두를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원 소속 구단 우선협상기간만 끝난다면 바로 덤벼들 태세라는 것.

내심 노렸던 포수 강민호(롯데)를 놓친 한화는 벌써 FA 대어 중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좌완 선발 장원삼은 삼성이 반드시 잔류시키겠다고 선언한 만큼, 녹록치 않은 타깃이다. 두산에서 FA로 풀린 이종욱이 있긴 하지만 30대 중반이라 이용규와 정근우 보다는 매력이 덜하다.

결국, 이용규와 정근우가 큰 소리 칠 수 있는 것은 팀에 대한 서운함도 있겠지만 뒤에 버티고 있는 한화라는 큰 손의 속사정을 확실하게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