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박주영(28)이 홍명보 감독과 함께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을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박주영은 현재 아스날 연고지인 런던에 머물고 있지만 팀 훈련에는 더 이상 합류하지 않고 있다. 구단과 합의 하에 결별수순을 밟고 있는 박주영은 사실상 '무적' 선수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유럽리그 여름 이적시장이 서서히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지금에도 박주영 행선지는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박주영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것은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대표팀의 현재 사정 때문이다. 대표팀은 홍명보 감독 취임 이후 고질적인 골 가뭄에 시달리며 4경기에서 단 1골만을 넣는데 그쳤다. 국내무대에서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한 홍명보호는 자연히 유럽파에게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고, 불과 2년 전까지 대표팀 부동의 공격수로 활약해온 박주영의 재발탁 가능성에 관심이 몰렸다.
그러나 박주영은 지난 시즌 아스날에 이어 임대로 진출했던 스페인 셀타 비고에서도 적응에 실패하며 주전경쟁에서 밀려났다. 사실상 2년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박주영의 주가는 추락했다. 최근엔 국내에 입국해 4주 군사훈련을 받은 뒤 아스날로 복귀했지만 이미 전력 외 통보를 받으며 프리시즌 연습경기와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의 차출 가능성이 거론되자 "소속팀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발탁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12 런던올림픽 본선 당시 여론의 반발에도 박주영을 발탁했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현재로서 박주영의 대표팀 재발탁이나 2014 브라질월드컵 참가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유럽에서 새 소속팀을 찾는 과정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K리그 여름 이적시장도 이미 문을 닫았다. 선택지가 넓지 못하다면 중동이나 J리그행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박주영은 2년간 소속팀에서 보여준 것이 거의 없다. 아무리 개인훈련을 성실히 했다고 해도 몸 상태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9월까지 새로운 소속팀을 구한다고 해도 당장 컨디션을 끌어올리거나 좋은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브라질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유럽파 중에서도 손흥민과 지동원 같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젊은 공격수들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무리 홍명보 감독이라도 박주영을 발탁할 명분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 시점에서 박주영이 대표팀과 멀어진다는 것은 곧 월드컵과도 멀어진다는 의미다. 그것은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축구인생이 내리막길로 접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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