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17일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3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홈경기서 2-0으로 앞서던 3회말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3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등장한 이대호는 상대 좌완 선발 가와이 다카시와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가운데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 당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정도로 가와이는 외야 쪽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이대호는 주먹을 불끈 쥐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좌측 관중석 상단에 꽂힌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이었다.
이로써 지난 6일 니혼햄 파이터스전 이후 11일 만에 홈런을 신고한 이대호는 시즌 16호 홈런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82경기 동안 타율 0.309 16홈런 52타점을 기록, 퍼시픽리그 타율 6위와 홈런 7위, 타점 공동 8위 등 공격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이대호의 연봉은 2억 5000만엔(약 28억원)으로 팀 내 최고액이다. 일본 프로야구 전체 선수 중에서는 공동 13위이며, 외국인 선수만 놓고 보면 네 번째로 많은 돈을 수령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만큼 꾸준하고 특급 성적을 내는 선수가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릭스 입장에서는 결코 손해 본 장사가 아니란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로 올 시즌 이대호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외국인 선수들의 성적은 처참하기만 하다. 용병 연봉 1위 알렉스 라미레즈(요코하마 DENA, 3억 5000만엔)는 38세란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 악재가 겹치며 55경기 타율 0.185 2홈런 13타점으로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2위는 메이저리그 14년차 베테랑 출신의 빈센테 파디야(소프트뱅크)다. 올 시즌 2억 6400만 엔의 고액 연봉을 받고 소프트뱅크에 입단했지만 성적은 처참하기만 하다. 9경기에 나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4.06은 파디야 이름값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다.
또한 라쿠텐의 존스 역시 이대호와 함께 2억 5000만엔의 연봉을 기록 중이지만 타율 0.226 17홈런 48타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초고액 용병들 가운데서는 이대호만이 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이대호보다 적은 연봉을 받지만 보다 뛰어난 성적을 기록 중인 용병은 야쿠르트의 발렌타인(타율 0.313 32홈런 71타점)과 요코하마의 블랑코(타율 0.324 30홈런 87타점)뿐이다. 이들의 연봉은 각각 8000만엔과 2억엔. 하지만 관중동원 등 마케팅 측면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이대호가 가장 많은 이익을 안겨다 주는 용병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대호와 오릭스의 계약 기간은 올 시즌까지다. 이에 오릭스 측은 조기에 재계약을 마무리 지으려는 심산이지만 요미우리와 한신 등 명문구단이 이대호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이대호는 입을 꾹 다문 채 경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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