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에 막힌 LG, 유난히 무거운 NC전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입력 2013.07.09 17:39  수정 2013.07.09 17:43

파죽지세 페이스 천적 넥센에 스윕 당하고 꺾여

66일 전 스윕 장본인 NC와 묘한 시기에 만나

NC는 바로 66일 전 LG에 3연전 스윕의 굴욕을 안긴 장본인이다.ⓒ 연합뉴스

LG 트윈스는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전반기를 어떻게 마무리할까.

LG에는 여름 공포증이 있다. 매년 시즌 초중반까지 괜찮은 성적을 올리다가도 한여름에 접어드는 7~8월이 되면 무너지기 일쑤였다. 이런 LG의 흐름을 빗대어 ‘DTD 징크스'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LG는 지난 주말 넥센과의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장기 레이스에서 어떤 강팀이라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LG는 민감할 수 있다. 6월 이후 무려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가 처음으로 꺾였을 뿐만 아니라 3연전 스윕 패배는 5월초 NC전 이후 무려 66일 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상대와 타이밍 모두 안 좋았다. 넥센은 대표적인 LG 천적이다. 최근 3년간 넥센과의 상대전적에서 17승32패로 승률이 35%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2011년에도 LG는 전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넥센전 스윕이 도화선이 되어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후반기 부진에 빠졌다. LG의 DTD 징크스가 길어지는데 넥센은 분명 한몫을 담당했다.

올해도 이번 맞대결 전까지는 4승4패로 팽팽한 호각세를 유지했지만, 3연전 스윕으로 다시 열세에 몰리게 됐다. 넥센과의 2위 다툼에서도 맞대결 완패로 다시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LG 김기태 감독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지만 주변에서 징크스를 거론하는 것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LG의 다음 상대는 바로 NC다. 신생팀 NC는 올해 8위에 그치며 약체로 분류되고 있지만 LG엔 다르다. LG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두 팀이 바로 넥센과 NC(3승5패)다. NC는 바로 66일 전에 LG에 3연전 스윕의 굴욕을 안긴 장본인이다.

NC는 최근 3연승 상승세에 이어 나흘간의 꿀맛 같은 휴식기까지 가졌다. NC전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전반기 마무리가 자칫 꼬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사실 LG로서는 기술적인 재정비보다는 그동안 전반기 내내 쉴 틈 없이 달려온 선수단의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게 더 중요하다.

놀라운 상승세에 가려졌지만 그간 불펜의 체력소모가 컸고, 올스타 싹쓸이 논란 등으로 외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젊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다소 흐트러졌다. 김기태 감독도 "그간 성적이 좋다보니 감독으로서 좀 욕심을 부린 면이 있는 것 같다"며 그동안의 경기를 통한 문제들을 차분하게 복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둔 LG가 전반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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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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