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로 이사 오는 민주당사 '내 집은 어디?'

조소영 기자

입력 2013.07.06 10:16  수정 2013.07.06 10:22

건물마다 난색 표명에 줄여가더라도 여의도 임대료 비싸 '고민'

8월 폐쇄될 예정인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가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민주캠프'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모습.ⓒ데일리안 조소영 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4일 중앙당 당직자 수 축소 및 현 영등포 중앙당사를 오는 8월까지 폐쇄하고, 당사 규모를 10분의 1 규모로 축소해 여의도로 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당 혁신안을 내놓은 가운데 그 진행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목표 달성이 한 달여 남은 5일 이번 프로젝트를 전담해 진행하는 박기춘 사무총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직자 수 축소를 추진, 현 당직자 수가 98명밖에 되지 않는다. 당사는 해약을 통보해 곧 해약될 것”이라며 “현재 여의도에서 당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본래 ‘정치의 중심지’인 여의도에서 터를 잡았던 민주당은 지난 2004년 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불법대선자금 사건이 터진 뒤 영등포시장 내 옛 농협 청과물 공판장 자리로 당사를 옮겼다. 이후 무려 9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사실 여의도에서 영등포 민주당사까지는 크게 먼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국회 맞은편에 위치한 새누리당의 여의도 당사에 비한다면 교통 인접성 및 업무 연계성이 떨어진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5일 기자들과 만나 “당사는 지난 10년 동안 이전에 대해 얘기가 있어왔던 곳”이라며 “김한길 지도부가 들어선 뒤에야 한 달 만에 결정해 밀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새로 터를 잡을 건물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치 승부를 좌우하는데 ‘정치권 명당’이 한몫을 한다는 말이 있는 만큼 입주지 선택은 신중을 기할 부분 중 하나다. 당 안팎에서는 새누리당 당사인 한양빌딩 주변의 금강·대하·동아빌딩 등이 후보군으로 돌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금강·대하빌딩과 인연이 깊다. 금강빌딩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베이스캠프를 차려 ‘이인제 대세론’을 깬 뒤 대통령으로 당선된 곳이며, 대하빌딩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동아빌딩은 현재 진보정의당 당사가 위치해있다. 새누리당사가 위치한 한양빌딩은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다.

민주당사 후보지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는 것에는 고비용 문제와 건물주들의 난색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여의도 건물에 입주하기가) 비싸서 (당사를 선택하는데) 힘든 것 같다더라”며 “(당사의 크기는) 대체적으로 협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후보지 얘기가 나오면 (건물주들이) 자꾸 (계약을) 피한다고 하더라”며 “민주당이 야당이라 피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지만) 그래서 (후보지를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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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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