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폐쇄될 예정인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가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민주캠프'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모습.ⓒ데일리안 조소영 기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4일 중앙당 당직자 수 축소 및 현 영등포 중앙당사를 오는 8월까지 폐쇄하고, 당사 규모를 10분의 1 규모로 축소해 여의도로 이전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당 혁신안을 내놓은 가운데 그 진행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목표 달성이 한 달여 남은 5일 이번 프로젝트를 전담해 진행하는 박기춘 사무총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직자 수 축소를 추진, 현 당직자 수가 98명밖에 되지 않는다. 당사는 해약을 통보해 곧 해약될 것”이라며 “현재 여의도에서 당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본래 ‘정치의 중심지’인 여의도에서 터를 잡았던 민주당은 지난 2004년 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불법대선자금 사건이 터진 뒤 영등포시장 내 옛 농협 청과물 공판장 자리로 당사를 옮겼다. 이후 무려 9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사실 여의도에서 영등포 민주당사까지는 크게 먼 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국회 맞은편에 위치한 새누리당의 여의도 당사에 비한다면 교통 인접성 및 업무 연계성이 떨어진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5일 기자들과 만나 “당사는 지난 10년 동안 이전에 대해 얘기가 있어왔던 곳”이라며 “김한길 지도부가 들어선 뒤에야 한 달 만에 결정해 밀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새로 터를 잡을 건물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정치 승부를 좌우하는데 ‘정치권 명당’이 한몫을 한다는 말이 있는 만큼 입주지 선택은 신중을 기할 부분 중 하나다. 당 안팎에서는 새누리당 당사인 한양빌딩 주변의 금강·대하·동아빌딩 등이 후보군으로 돌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금강·대하빌딩과 인연이 깊다. 금강빌딩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베이스캠프를 차려 ‘이인제 대세론’을 깬 뒤 대통령으로 당선된 곳이며, 대하빌딩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동아빌딩은 현재 진보정의당 당사가 위치해있다. 새누리당사가 위치한 한양빌딩은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다.
민주당사 후보지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는 것에는 고비용 문제와 건물주들의 난색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여의도 건물에 입주하기가) 비싸서 (당사를 선택하는데) 힘든 것 같다더라”며 “(당사의 크기는) 대체적으로 협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후보지 얘기가 나오면 (건물주들이) 자꾸 (계약을) 피한다고 하더라”며 “민주당이 야당이라 피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지만) 그래서 (후보지를 얘기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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