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대표팀 스타 부재? 이런 게 축구스타!

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3.07.04 16:02  수정 2013.07.04 16:06

화려한 스타 없었지만 막강 조직력으로 거함 콜롬비아 격퇴

파열음 나고 있는 A대표팀과 극명한 대조

한국 U-20 대표팀에 대한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미미했다. ⓒ 연합뉴스

한국의 아우들이 개개인의 화려함은 없지만 ‘막강 조직력’을 앞세워 8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4일(한국시각) 터키 트라브존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13 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에 이어 연장까지 가는 120분 혈전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8-7로 이겨 8강에 올랐다. 8강 상대는 이라크.

기성용이 최강희 전 감독을 조롱했다는 페이스북 글이 나도는 등 ‘형님’ 국가대표팀의 지저분한 파열음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U-20 대표팀에 대한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미미했다. 주목할 만한 스타플레이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2003년에는 정조국, 최성국이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2005년에는 K리그 신드롬을 일으킨 강박주영에게 기대가 쏠렸다. 2007년 역시 기성용과 이청용, 2009년 대회에서는 구자철이 주목받았다.

목표는 1983년 멕시코 청소년대회 4강 신화 재현이었지만, 냉정하게 말해 실현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보였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 맞서는 콜롬비아는 남미 U-20 청소년 선수권대회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한 강호로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출전했다. 조별리그에서 2골을 터뜨린 존 코르도바, 이탈리아 세리에A 페스카라에서 뛰고 있는 후안 퀸테로 등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한 콜롬비아는 한국보다 개개인 기량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였다.

더구나 콜롬비아전을 앞두고 부상과 경고 누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조별리그에서 2골을 터뜨린 류승우가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의 오른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고, 미드필더 이창민도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전력 누수에도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 세밀한 패스 플레이로 무장하며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최근 A대표팀에서 보기 힘든 투지와 근성 역시 돋보였다.

이광종 감독은 콜롬비아전에 대비해 세트 피스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효과는 고스란히 나타났다. 조별리그에서 모두 선제골을 내줬던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페널티지역 경합 과정 중 송주훈이 터닝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비교적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한국의 수비진은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콜롬비아를 맞아 120분 동안 단 1골만 내주며 분전했고, 골키퍼 이창근은 유효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광종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콜롬비아는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나지만 우리가 전후반 90분과 연장전에서 전략적으로 잘 해냈다”라며 “기술적으로는 부족하지만, 한국의 특성과 장점을 살려 매운맛을 보여줬다”고 조직력에 의한 승리임을 강조했다.

축구는 이름값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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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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