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평창스페셜올림픽 의미만 있고 재미는 없다?


입력 2013.01.26 09:41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참가와 격려가 대회 관여하는 모든 구성원 목적

의미만 있고 재미는 없는 스포츠 행사는 큰 오산

지난 1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성화 채화식 장면.(자료사진) 지난 17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성화 채화식 장면.(자료사진)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성화 봉송이 한창이다.

지난 17일(한국시각) 그리스 아테네 자피언 전당서 열린 채화행사에서 나경원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장이 그리스 여사제로부터 넘겨받은 성화는 첫 봉송주자인 지적장애인 김민영(23)씨를 비롯한 현지 봉송주자들에 의해 제우스 신전, 그리스 대통령 관저 등을 거치는 2㎞ 거리의 아테네 성화 봉송 코스를 따라 주그리스 한국대사관으로 전달됐다.

이후 특수 램프에 담겨져 지난 19일 한국에 도착, 23일 서울 광화문을 시작점으로 국내 성화 봉송 일정에 돌입했다.

백제 기와의 산수문(山水文)과 훈민정음 언해본이 새겨진 성화봉에 담겨진 성화는 현재 두 개로 나뉘어 한반도 구석구석을 돌고 있으며, 대회 개막일 하루 전인 오는 28일 평창에 도착해 하나로 합쳐진다.

이처럼 성화의 채화부터 개최지로의 이송, 그리고 개최국가 전 지역을 순회하는 봉송일정까지 모든 과정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일반적인 올림픽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스페셜올림픽은 대회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3개 대회(동/하계 올림픽, 장애인올림픽, 스페셜올림픽) 가운데서도 가장 특별한 대회라고 할 수 있다.

스페셜올림픽은 흔히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과 혼동하곤 하는 데 두 대회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패럴림픽은 장애의 종류와 등급에 따라 종목을 세분화 되어있고, 출전선수들도 치열한 선발과정을 거칠 뿐만 아니라 패럴림픽 본선 무대에서는 정상적인 몸을 지닌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과 똑 같은 그야말로 치열한 순위경쟁이 펼쳐진다. 한 마디로 ‘경쟁’이란 의미를 갖는 대회인 셈이다.

반면 스페셜올림픽은 ‘참가’와 ‘격려’가 대회에 관여하는 모든 구성원의 목적이자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참가자격부터가 복잡한 출전 선수 선발과정 없이 8세 이상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금·은·동메달 등 메달리스트들이 나오고 순위가 매겨지기는 하나 메달을 따낸 선수 이외의 선수들에게도 모두 리본을 달아주며 대회에 참가했음을 축하하는 대회가 바로 스페셜올림픽이다.

따라서 보는 사람에 따라 스페셜올림픽은 ‘국제 특수학교 학생 체육대회’ 같은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스페셜올림픽은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끼리는 물론 지도자, 자원봉사자 등 모든 사람이 모두에게 축하와 칭찬을 보내줌으로써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경험을 맛보게 되며 보는 이들은 패럴림픽이 주는 감동과는 또 다른 성격의 감동을 얻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스페셜올림픽이 의미만 있고 재미는 없는 스포츠 행사는 결코 아니다.

동절기에 열리는 이번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은 스키, 스케이팅 등 일반 동계올림픽 종목 외에 폭이 넓은 특수 설상화를 신고 설원 위를 달리는 ‘설원의 육상’ 스노우슈잉, 아이스하키와 같은 하키 종목이지만 스케이트를 신지 않고 실내체육관에서 하키 경기를 벌이는 플로어하키 등 이색적인 모습의 종목들이 펼쳐지기 때문에 관중들은 재미와 함께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될 수 있다.

여기에다 대회가 치러지는 장소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치러지는 주무대인 알펜시아리조트, 용평리조트, 용평돔 등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을 통해 5년 후 평창동계올림픽의 멋진 장면을 미리 감상해 볼 수도 있다.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의 개막은 이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대회 성화가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고, 각종 언론 매체에서는 연일 대회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회 티켓 판매는 조직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은 1만원짜리 입장권 하나로 개폐막식을 제외한 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여기에다 대회장 인근의 레저시설과 유료 관광시설을 대폭 할인 받을 수 있으며, 대회 기간 중 열리는 각종 문화행사에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지적 장애를 가진 세계의 선수들을 격려하고 스포츠가 주는 감동과 재미를 느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각종 문화행사와 레저 활동까지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종합해 볼 때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관람 티켓의 별칭을 붙여 본다면 ‘만원의 행복’ 정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의 대회 슬로건은 '함께 하는 도전(Together We can)'이다. 그리고 함께 하는 도전의 결말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이 될 것이다.

임재훈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임재훈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