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지지자 끌어안기 골머리

조소영 기자

입력 2012.11.24 00: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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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반전카드 잃어버려…그래도 손내밀어야…키는 안철수에게"

23일 서울 공평동 안철수 무소속 후보 진심캠프 사무실 앞에서 ´이대로라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청년 모임 회원들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가면을 쓰고 단일화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청년 모임은 똑같은 퍼포먼스를 하기위해 문재인 후보 캠프 앞으로 이동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후보에게 미안하다. 실망했을 안 후보 지지자들을 어떻게 위로할지…”

23일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사퇴 기자회견’을 가진 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 관계자들의 트위터는 활기를 띠었다. 대부분 “안 후보에게 감사하고 고맙다. 이제는 정권교체를 향해 함께 가자”는 글들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만은 위와 같은 요지로 트위터 글을 남겼다. 그는 안 후보와 지지자들을 어떻게 끌어안을지 고민에 휩싸여있었다. 이어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지 못하면 역사에 더없이 큰 죄를 짓는다는 생각에 온몸에 무거운 책임감이 짓누르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누구보다 단일화 추진에 앞장섰던 조국 서울대 교수도 트위터에 “우리 모두 안철수에게 빚을 졌다”고 했다. 진보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안 후보와 캠프, 지지자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면서 “공동의 목표, 공동의 집권을 위해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 인사는 공통으로 ‘안철수와 그 지지자 끌어안기’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두 후보가 경쟁해 한쪽이 깨끗하게 승복하거나 또는 후보 간 담판으로 극적인 후보 타결이 됐다면 ‘아름다운 단일화’가 됐겠지만, 이날까지만 해도 양측은 단일화 룰 협상에서 ‘벼랑 끝 전술’로 서로를 압박했다. 양측은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이 같은 상태에서 안 후보와 그 지지자들이 문 후보 측으로 온전히 넘어오기는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사태를 지켜 본 전문가들도 문 후보가 결국에는 ‘야권단일후보’가 됐지만, 애초 목표로 삼았던 문-안 후보의 지지자들을 통합하는 일은 ‘중대과제’가 된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문 후보가 안 후보와 그 지지자들을 끌어오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가게 됐다”고 전망했다.

문재인-안철수, 둘 중 누가 국면타개용 키 쥐고 있나…일단은 박근혜 '유리'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안 후보와 안 후보 캠프 측 사람들을 끌고 가야 하는데 현재 단일화 과정을 겪으면서 양측의 감정이 좋지 않다”면서 “일단 단기적으로는 박 후보가 유리해졌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 또한 “야권에서는 부동층이 떠나게 생겼고, 안 후보 측 중 보수층은 ‘더러운 꼴’을 많이 본 야권으로 다시 가지 않고 박 후보에게로 갈 것”이라며 “앞으로 박 후보가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박 후보에게 당분간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문 후보가 리더십의 한계를 보여줬고, 사람들이 새 정치에 대한 실상을 보게 됐다. 이것 하나 타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공동정부를 하겠느냐고 볼 것이고, 안 후보 측 지지자들이 상당히 반감을 갖고 부동층으로 빠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어떤 변수가 터질지 모르겠지만 단일화가 됐다는 점에서 문 후보 쪽이 유리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면타개용 ‘키’를 누가 쥐고 있느냐에 대해선 “안 후보에게 달려있다”는 말이 많았다.

손 교수는 “안 후보가 단순하게 지지를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문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는 등 문 후보의 지지를 호소한다면 표가 모아질 것”이라고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도 “1차 관건은 안 후보의 태도”라면서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한 몸 던지겠다’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고, 지금처럼 ‘립 서비스’로 문 후보를 지지한다면 안 후보의 지지자들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미현 서울마케팅리서치소장은 “당초 대선조사에서 무당파가 20% 정도 나오지만 현재 10%안팎으로 나오는데다 현재 문 후보가 이미 (최고) 45%까지 지지율이 나온다”며 “안 후보는 전날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의 기자회견을 두고 누리꾼들의 찬반논란이 있던 것이 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기존 정치인과 새로운 정치를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을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탈표 계산보다는 문 후보가 어떻게 (안 후보에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도 “문 후보에게 공이 넘어간 것”이라며 “문 후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의 일방적 사퇴로 문-안 후보 간 ‘단일화 시너지’는 끝났고, 선거결과 또한 이미 나왔다고 단언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안철수 없는 문재인’은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문 후보는 안 후보를 안고 가는 게 가장 큰 반전카드였는데 그것을 잃어버렸다. 굉장한 악재”라고 했다. 그는 이어 “만약 문 후보가 그만뒀다면 문 후보의 지지층은 집단적으로 움직였을테지만 안 후보의 지지층은 정치적으로 정리가 안된 지지층이라 현재 시너지가 전혀 없을 것”이라며 “문 후보는 백지상태에서 진영을 짜야 한다. 호남표도 상당히 허탈하게 됐고, 결집력이 떨어질 것이다. 한마디로 선거는 끝난 것”이라고 봤다.

신 교수도 “문 후보는 끝났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그는 “안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을 끌어안고 가기 위한 방안이 있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면서 “보수를 잡아야 중도를 잡을 수 있는 건데 이런 상황이 오면서 문 후보는 이미 (선거에서) 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 또한 이 같은 ‘긴급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중이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울 영등포 민주당사에서 안 후보의 사퇴에 따른 캠프의 공식입장을 전하면서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식입장 서문에서는 “우리는 안 후보와 그를 지지한 모든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새 정치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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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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