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록산느와의 재회 ‘탈환 신호탄’

임재훈 객원기자

입력 2012.08.25 10:40  수정

출세작 록산느의 탱고 5년 만에 선보여

실전감각 회복 넘어 탈환 향한 첫 걸음

김연아가 굳이 ‘록산느의 탱고’를 아이스쇼 무대의 대미를 장식할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피겨퀸’ 김연아(22)가 5년 만에 록산느와 재회했다.

김연아는 2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서 열린 ‘삼성 갤럭시SⅢ★스마트에어컨Q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 공연 첫날 검은색 남성정장 차림으로 갈라 프로그램 'All of me'와 시니어 데뷔 시즌 쇼트 프로그램 '록산느의 탱고'를 5년 만에 연기했다.

이번 아이스쇼에서 ‘록산느의 탱고’를 연기하겠다고 밝힌 시점부터 ‘김연아가 5년 만에 연기하는 록산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라는 기대가 고조됐다.

은퇴시점을 ‘2014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선언한 이후라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록산느의 탱고’를 연기하겠다고 밝힌 것 자체가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그리고 5년 만에 록산느와 재회한 김연아는 한층 성숙해진 록산느를 연기했다. 점프 부분에서는 1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5년 전 ‘원조 록산느’의 프로토콜이었던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트리플 토룹 단독 점프로 대체하긴 했지만 트리플 러츠를 깨끗하게 소화했고, 전매특허와도 같은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 콤비네이션을 멋들어지게 선보인 것은 이날 연기의 백미였다.

무사히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기자들 앞에 섰다.

우선 김연아는 "매번 공연 때마다 이름을 내건 쇼이기 때문에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이번에는 특히 현역 복귀를 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어떻게 연습을 했는지 지켜볼 것이라는 생각에 부담이 컸다"고 밝혔다.

이어 김연아는 록산느의 탱고를 연기했던 2007 도쿄세계선수권 당시 부상으로 실수 없이 마치는 것 자체를 기적으로 여기고 있었던 상황을 떠올리며 “이번 아이스쇼에서 록산느의 탱고를 연기하기로 결정한 뒤 그때 느낌을 다시 되살리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그런 어려움에도 김연아가 굳이 ‘록산느의 탱고’를 아이스쇼 무대의 대미를 장식할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김연아는 "한 시즌 쉬면서 계속 아이스쇼를 해왔지만 쉬운 점프만 해왔기 때문에 실전에서 고난이도 점프를 하는 감각을 되살려야 하는 기회가 필요했다“면서 ”그래서 이번 시즌 시작하기 전 마지막 아이스쇼에서 그 기억을 한 번 되살려보자, 실수를 하더라도 시도해보자는 마음으로 몸을 던졌는데 잘 된 것 같다. 실전감각을 되살리는데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김연아는 경쟁무대 복귀를 앞둔 현역 선수로서 실전 감각을 점검하기 위한 모의고사 과목으로 록산느의 탱고를 선택했고,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셈이다.

김연아는 이미 내년 3월 열리는 2013 세계선수권대회(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뱀파이어의 키스’(쇼트 프로그램)와 ‘레 미제라블’(프리 스케이팅)을 새 프로그램으로 발표한 김연아는 오는 12월 유럽서 열리는 ‘B급 국제대회’ 출전을 통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에 필요한 기준점수를 쌓은 뒤 내년 1월 국내 대회인 전국종합선수권대회 출전을 거쳐 대망의 세계선수권에 도전할 계획이다.

과거 김연아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김연아의 후배 격인 선수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지지 않다. 김연아가 체력과 경기감각 등에서 과거의 컨디션을 되찾기만 한다면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상황이다.

5년 만에 연기한 록산느의 탱고를 성공적으로 소화한 김연아가 남은 공연일정에서도 수많은 팬들 앞에서 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소화한다면, 김연아가 실전을 위한 컨디션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아이스쇼에서 김연아가 연기한 록산느의 탱고는 단기적으로는 내년 세계선수권, 장기적으로는 소치 동계올림픽 향한 출사표인 셈이다. 더 나아가 세계 정상 탈환을 향해 길을 나선 ‘피겨여제’의 출정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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