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내가 어떻게 그걸’ 록산느 탱고 재연

이충민 객원기자 (robingibb@dailian.co.kr)

입력 2012.08.24 10:13  수정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 아이스쇼에서 5년 만에 록산느 탱고 연기

김연아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강렬한 데뷔. 16세 소녀라곤 도저히 믿기지 않는, 향기 짙게 베인 여인의 신들린 춤사위를 본 기분이다. 나같이 불평불만 많은 노인도 할 말은 이것 밖에 없다. 브라보~브라보~브라보!”

은빛 빙판을 진한 핏빛 드레스로 물들인 ‘김연아-록산느의 탱고’를 감상했던 러시아 피겨 해설위원의 찬사다. 마치 성인식과 같았던 김연아(22) 시니어데뷔 무대는 이처럼 전 세계 팬들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아직도 생생하다.

‘피겨퀸’ 김연아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올댓스케이트 서머 2012’ 아이스쇼에서 5년 만에 록산느의 탱고 무대 재연과 함께 남자로 변신한 마이클 부블레의 ‘All of me’를 연기할 예정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선언에 이어 시니어 무대 데뷔작이었던 ‘록산느의 탱고’ 카드를 꺼내들며 초심으로 돌아가는 의미도 있다.

김연아는 록산의 탱고를 연습하면서 “대체 내가 이걸 어떻게 소화했나 놀랐다”고 밝혔다. 고난도 기술과 예술 안무가 집약된 작품이라 당연히 낯빛이 변할 만하다. 그래도 피겨여제의 천부적인 감각만은 살아있었다. 금세 탱고 특유의 리드미컬한 박자에 적응, 빙판 위의 예술가로 부활했다.

김연아의 록산느 탱고가 단순히 피겨 영역을 넘어 스포츠 역사의 유산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짧은 쇼트프로그램(2분50초)안에 완벽한 기승전결 스토리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2002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라 휴즈도 지난 2009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쇼트가 더욱 짧고 감칠맛이 느껴질 정도로 '잔상이 진한 스토리'라면 그건 선수의 연기가 완벽했다는 증거”라며 김연아를 “21세기 최첨단 토털패키지 스케이터”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일부 피겨선수들에 대해선 우회적으로 “쇼트프로그램(2분50초)이 프리스케이팅(4분10초)처럼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아무리 어려운 기술을 성공해도 고된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갈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16살 때 보여준 록산느의 탱고와 22살 록산느의 탱고는 어떻게 다를까. 풋풋한 소녀와 요조숙녀의 미세한 차이는 이번 아이스쇼의 감상 포인트다.

[관련기사]

☞ 김연아 새 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 & 레미제라블’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