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로보틱스 지분 팔아 9477억 조달...SK실트론 인수자금 ‘윤곽’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5.12.23 16:59  수정 2025.12.23 16:59

두산로보틱스 지분 처분해 9477억원 확보

‘세계 3위 웨이퍼사’ SK실트론 인수 실탄 마련

경기 성남시 분당 두산타워. ⓒ두산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보유 중인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활용해 약 9500억원을 조달했다. 최근 SK실트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실질적인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두산로보틱스 주식 1170만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두산은 처분 목적을 ‘M&A(인수·합병) 투자 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으로 명시했다. 매각 예정일은 2026년 2월 27일이다.


처분 금액은 9477억원으로, 두산 자기자본 대비 7.97%에 해당한다. 처분 방식은 주가수익스와프(PRS)다. PRS는 정산 시점에 증권사가 실제로 지분을 매각한 금액과 기준 가격 간 차액을 상호 정산하는 구조다. 계약 기간은 3년이지만 합의에 따라 중도 정산도 가능하다. 이번 거래 이후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지분율은 68.11%에서 50.06%로 낮아지지만 과반 지분을 유지해 최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이 SK실트론 인수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지난 17일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인수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SK실트론의 기업가치를 5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번 인수 대상 지분 가격은 3조~4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두산의 현금성 자산은 약 1조2000억원 수준으로 대규모 인수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번 두산로보틱스 지분을 활용한 PRS 거래를 통해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이 세계 웨이퍼 시장 점유율 3위인 SK실트론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반도체 사업의 수직 계열화가 가능해진다. 2022년 인수한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업체 두산테스나와, 반도체 소재(CCL)를 생산하는 전자BG(전자비즈니스) 사업부에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을 연결해 소재부터 후공정까지 아우르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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