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포스터에 얼굴대신 담은 것은?

윤경원 기자

입력 2012.07.25 17:25  수정

변추석 "제작 컨셉은 '겸손'…포스터에 친근함의 '태도'를 담았다"

2007년 대선 경선때의 박근혜 후보 포스터(사진 왼쪽)와 2012년 경선 포스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 캠프가 최근 공개한 선거 벽보용 포스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선거 포스터는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고 싶은 이미지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한 지면에 집약한 홍보물의 결정체. 특히 박 후보측은 지난 2007년 대선경선 때부터 특별한 의미를 실어 포스터를 제작해왔던 터라 이번에도 그 숨은 의미에 관심이 가고 있다.

2007년의 포스터와 비교해보면, 두 포스터는 구도나 색감, 분위기 등에 있어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우선 색깔부터 달랐다. 당시 포스터는 전체적으로 파란색감으로 꾸며져 있으며, 그 안에서 박 후보는 두툼한 검정색 겨울 코트를 입고 손을 뻗어 먼 곳을 응시하는 모습으로 서 있다. 하얀색 털목도리를 두른 채 들판에서 바람을 맞고 있는 듯한 느낌도 풍겼다.

기호 3번과 박근혜 이름이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으며 아래 위 공간에는 '확실한 정권교체, 3번만 생각하자!', '믿을 수 있는 대통령', '한나라당을 구했습니다, 이제 나라를 구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문구로 빼곡히 채웠다.

이 포스터는 박 후보가 지난 20006년 열차페리 구상차 중국 옌타이(煙臺)시를 방문한 모습을 담은 스냅사진을 그대로 쓴 것이었다. 겨울옷은 대선이 열리는 계절을, 곧게 손을 뻗친 것은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이루자는 의지를 상징하고자 했었다는 게 당시 '박근혜 캠프'의 설명이었다. 먼 곳을 응시하는 모습을 선거포스터에 담은 것은 당시에만해도 파격적이었다는 평가를 들었었다.

5년 후인 현재 박 후보의 경선 포스터는 한 눈에 봐도 정반대의 느낌이다.

전체적인 색감은 정반대인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이다. 검정색 배경에 빨간색 옷을 입은 박 후보의 상체가 낮은 구도로 선명하게 채우고 있다. 계절감은 느껴지지 않지만 인물에 조명을 줘서 따뜻한 느낌을 주며, 5년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세련되게 다가온다.

포스터 안의 박 후보는 몸을 살짝 굽혀서 정면을 응시, 미소를 짓는 표정이 튀지 않게 강조돼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관심있게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게 하고 있다.

이 포스터의 제작 컨셉(concept)은 ‘겸손’과‘친근함’이라는 게 캠프 측의 설명.

변추석 미디어홍보본부장은 2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 후보가 철저하게 국민들 앞에 겸손하게 보이는 포스터를 요구했다”며 “그 뜻을 담으려 많은 요령을 부리지 않고 제작했다”고 말했다.

변 본부장은 “박 후보의 표정은 국민들에게 겸손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뜻을 담았으며, 'attitude(태도)' 또한 낮췄다."고 설명했다. “다른 후보들은 얼굴 위주로 담았을테지만 박 후보는 포스터에 태도를 넣음으로써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미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주요 포인트는 컬러라는 설명이다.

변 본부장은 “무채색 배경에 후보가 입으신 옷 색깔과 PI를 통해 빨간색을 강하게 인식시켜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며 “절제된 메시지를 주기 위해 필요 없는 글들은 다 빼고 ‘국민의 삶과 함께 가겠습니다’라는 슬로건 등 필수 불가결한 것만 넣었다. 경력 등은 다들 잘 아니 그것도 뺐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최근 박 후보의 대선 PI(Presidential Identity)를 공개하면서도 친근ㆍ포근한 이미지를 담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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