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 후보 캠프가 최근 공개한 선거 벽보용 포스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선거 포스터는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고 싶은 이미지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한 지면에 집약한 홍보물의 결정체. 특히 박 후보측은 지난 2007년 대선경선 때부터 특별한 의미를 실어 포스터를 제작해왔던 터라 이번에도 그 숨은 의미에 관심이 가고 있다.
2007년의 포스터와 비교해보면, 두 포스터는 구도나 색감, 분위기 등에 있어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우선 색깔부터 달랐다. 당시 포스터는 전체적으로 파란색감으로 꾸며져 있으며, 그 안에서 박 후보는 두툼한 검정색 겨울 코트를 입고 손을 뻗어 먼 곳을 응시하는 모습으로 서 있다. 하얀색 털목도리를 두른 채 들판에서 바람을 맞고 있는 듯한 느낌도 풍겼다.
기호 3번과 박근혜 이름이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으며 아래 위 공간에는 '확실한 정권교체, 3번만 생각하자!', '믿을 수 있는 대통령', '한나라당을 구했습니다, 이제 나라를 구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 문구로 빼곡히 채웠다.
이 포스터는 박 후보가 지난 20006년 열차페리 구상차 중국 옌타이(煙臺)시를 방문한 모습을 담은 스냅사진을 그대로 쓴 것이었다. 겨울옷은 대선이 열리는 계절을, 곧게 손을 뻗친 것은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이루자는 의지를 상징하고자 했었다는 게 당시 '박근혜 캠프'의 설명이었다. 먼 곳을 응시하는 모습을 선거포스터에 담은 것은 당시에만해도 파격적이었다는 평가를 들었었다.
5년 후인 현재 박 후보의 경선 포스터는 한 눈에 봐도 정반대의 느낌이다.
전체적인 색감은 정반대인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이다. 검정색 배경에 빨간색 옷을 입은 박 후보의 상체가 낮은 구도로 선명하게 채우고 있다. 계절감은 느껴지지 않지만 인물에 조명을 줘서 따뜻한 느낌을 주며, 5년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세련되게 다가온다.
포스터 안의 박 후보는 몸을 살짝 굽혀서 정면을 응시, 미소를 짓는 표정이 튀지 않게 강조돼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관심있게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게 하고 있다.
이 포스터의 제작 컨셉(concept)은 ‘겸손’과‘친근함’이라는 게 캠프 측의 설명.
변추석 미디어홍보본부장은 23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 후보가 철저하게 국민들 앞에 겸손하게 보이는 포스터를 요구했다”며 “그 뜻을 담으려 많은 요령을 부리지 않고 제작했다”고 말했다.
변 본부장은 “박 후보의 표정은 국민들에게 겸손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뜻을 담았으며, 'attitude(태도)' 또한 낮췄다."고 설명했다. “다른 후보들은 얼굴 위주로 담았을테지만 박 후보는 포스터에 태도를 넣음으로써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미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주요 포인트는 컬러라는 설명이다.
변 본부장은 “무채색 배경에 후보가 입으신 옷 색깔과 PI를 통해 빨간색을 강하게 인식시켜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며 “절제된 메시지를 주기 위해 필요 없는 글들은 다 빼고 ‘국민의 삶과 함께 가겠습니다’라는 슬로건 등 필수 불가결한 것만 넣었다. 경력 등은 다들 잘 아니 그것도 뺐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최근 박 후보의 대선 PI(Presidential Identity)를 공개하면서도 친근ㆍ포근한 이미지를 담았다고 밝힌 바 있다.
댓글 쓰기